
지난 1월 12일, 오일창 전 함양군교육장 초대를 받고, 천왕봉산악회 시산제 등반을 했다. 하산길에 오 교육장과 이런저런 환담을 했다.
“몇달후면 함양에 역사적인 엑스포가 개최되겠군요. 아무쪼록 엑스포가 잘 진행되어 군민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헌데, 엑스포를 찾는 관광객들 혼을 뺄만한, 대박 콘텐츠가 있어야 할텐데?”
오 교육장이 눈을 동그렇게 뜨며 묻는다.
“구슨상(필자)이 생각하는 그 대박이랑기 뭐요?”
“중국 윈난성 리장에 가면 장이머우(張藝謨) 감독의 ‘인상가무쇼’를 볼 수 있는데, 진짜 판타스틱합니다. 이 공연을 보기 위해 전세계 여행객들이 몰려오지요, 함양엑스포 때도 이런 대형 무용극이 펼쳐졌으면 하는데…”
“그건 내 전공이 아니라 잘 모리겠고, 저는 말입니다, 이번 엑스포를 이렇게 생각해요, 이 엑스포는 함양군 역사 이래 최대의 행사다, 이 행사를 잘 치루고 나면 군의 격(格)이 한 층 업그레이드 안 되겠소? 함양에 농산물도 잘 팔릴 것이고, 귀촌자도 급증할 거고, 여하튼 기대가 큽니다, 저는 함양군민으로서, 엑스포를 위해 작은 일 하나, 하고 있소이다. 뭔고 하면, 나이도 이제 70이 넘어 잠이 없는지라, 아침 일찍 아니 새벽에 일어나, 나무젓가락 하나 들고 읍내 마실을 나갑니다?”
“나무젓가락은 왜요?”
“허허 담배공초 줍기 위해, 나무젓가락 고놈으로 톡 담배꽁초 줍는 재미가 솔솔찮소!”


오 교육장 말 속에 깊은 울림이 있다. “담배꽁초 줍는 걸로 엑스포를 준비하고 있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10월초 함양항노화 산삼엑스포가 열리면 전세계에서 많은 사람들이 함양으로 올 것이다. 이들이 함양에 왔을 때 가장 먼저 보여줘야 하는 게 청결이라는게 오 교육장의 소신이다.
“교육장님, 아주 좋은 선행입니다, 이건(청소하는 행위) 말이죠, 함양 전군민이 전부 동참해야 할 만큼, 중요한 일입니다. 엑스포 준비를 위한 대형 프로젝트입니다.”
“허허, 구 슨상 말대로, 군당국에 가서 함양군민 전군민 엑스포를 위해 아침청소 대장정을 펼쳐봅시다 하니카, 뭐라는줄 아요? 아이고 교육장님 말라꼬 성가시게 그런 일 하닝교, 환경미화원이 있는데?”
필자가 헛웃음을 터트렸다, “환경미화원 하는 일 따로 있고 군민이 하는 일 따로 있지,”
“그럼, 굳이 군당국이 관심을 안 주도 괜찮소, 나홀로 외로이 아침청소를 하다보면 동참자도 한두명 안 늘겠나 싶데, 근데 탁 나타났어, 용평농협지점 앞 스포츠용품 가게 (아디다스) 하고 투다리 주인장이 새벽에 나하고 얼굴이 자주 마주 쳐요, 그들도 나처럼 길가 청소를 하더이다. 우리는 좋은 얼굴로 수고하십니다 하고 인사를 건네지”
“참 보기 좋습니다. 제가 지리산힐링신문 조광환 편집국장한테 이야기해, 함양산삼 엑스포 성공 위해 읍내 거리 청소하자 켐페인 전개하라고 채근해보겠습니다, 인터넷 신문에 자주 이런 류기사가 보도되면 거리청소 동참자가 늘겁니다”
오 교육장이 필자의 두 손을 꼭 잡으며 “그렇게 해주시면 고맙겠소”
“교육장님, 투다리, 아디다스 사장이야 말로 6바리밀에서 말하는 진정한 보시!를 펼치는 군민들입니다,”
산행을 마치고, 오 교육장과 헤어지면서 필자는 농삼아 이런 말을 했다, “교육장님 아침마다 중앙레스파에서 목욕할 때 살짝 몸매를 봤는데 대단합디다. 허벅지에 알통이 배겨 있대요,
한 90까정 살 것같던데요?“
아침일찍 읍내거리 활보하며 담배꽁초를 줍다보니 근력이 생겼을까? 방시(房施)를 잘 해 부처님 가피를 받아서일까? 여하튼 오 교육장님 허벅지는 튼실했다!

구본갑|여행작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