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평론가 이도훈 “이번 대선 누굴 뽑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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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평론가 이도훈 “이번 대선 누굴 뽑을까?”
  • 지리산힐링신문
  • 승인 2022.03.03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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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는 사회 고위층 인사에게 요구되는 높은 수준의 도덕적 의무를 말한다. 쉽게 설명하면 가진 자의 의무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이 말은 초기 로마 사회에는 고위층들이 희생과 기부의 정신에서 유래되었다. 당시 이 가진 자의 의무는 귀족들과 부자들의 의무이자 동시에 명예로 인식되면서 경쟁적으로 이뤄졌다. 이런 현상은 조국에 전쟁이 났을 때도 예외는 아니었다.

 

 

전쟁이 나면 고위층 자녀부터 솔선수범 전장으로 자진해서 달려 나갔다. 이로 인해 전쟁희생으로 귀족들과 고위층들의 자녀들이 크게 줄었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다. 이런 노블레스 오블리주정신은 로마제국이 번성하고, 유럽의 맹주를 유지할 수 있는 최고의 덕목이 되었다. 이런 정신은 유럽의 각 나라로 이어져 왔는데 특히 영국의 귀족과 고위층 자녀들이 다니는 이튼칼리지 출신 수천 명이 세계1차 대전에 참전, 전사하기도 했다.

 

 

가난한 이웃과 사회에 나눔과 배려의 정신을 실천

 

 

 

우리나라에도 이런 고귀한 정신이 있었다. 조선 정조 때의 무관 류이주(柳爾冑 1726~1797)가 낙안군수 시절 지은 고택 운조루(雲鳥樓)에는 안채와 사랑채 사이에 곡식이 닷 섬 들어가는 커다란 뒤주를 두고, 곡식을 꺼낼 수 있는 구멍을 만들어 그 위에 타인능해(他人能解)’라 적어 두었다. 뒀다 이웃의 가난한 사람들이 언제든지 이곳에 와서 곡식을 먹을 만큼 꺼내 가라는 표시였다. 류이주는 아들과 며느리에게 나눔의 미덕을 가르치고, ‘타인능해뒤주에 곡식이 떨어지지 않도록 보살피라고 일러뒀다. 받는 사람이 부끄러워하지 않도록 이 뒤주가 있는 곳에는 안사람들이 출입할 수 없도록 하기까지 했다.

 

 

아직도 타인능해(他人能解)’의 정신은 대대로 문화 류씨 종손에게로 이어지면서 230여년이 지난 지금도 이웃 사랑의 정신을 실천하고 있다. 후손들은 그간 문화재를 훔쳐가는 도둑들의 빈번한 침입 가운데서 어쩌면 애물단지일 수도 있는 운조루를 지키고자 많은 노력을 기우리고 있다고 한다.

 

 

옛 선인들의 이웃에 대한 배려와 나눔의 정신을 일깨울 또 다른 사례는 바로 경주 최 부잣집(경주 교동 소재, ‘교촌댁이라고 불림)이 있다. 경주 최 부잣집도 그리 많은 복을 갖춘 집안은 아니었다. 후손이 없어 양자를 들이기도 하였고 과거에 낙방하는 후손들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집안이 오랜 기간 부와 명예를 지키며 남들로부터 칭송을 받아온 연유는 가난한 이웃과 사회에 나눔과 배려의 정신을 실천했기 때문이다.

 

 

최 부잣집의 주인 최국선은 흉년으로 어려운 삶을 살아가는 이웃들을 위해 집 바깥마당에 큰 솥을 내걸었다. 그리고는 모든 사람들이 굶어죽을 형편인데 나 혼자 재물을 가지고 있어 무엇 하겠느냐. 모든 굶는 이들에게 죽을 끓여 먹이도록 하라. 그리고 헐벗은 이에게는 옷을 지어 입혀주도록 하라고 명령했으며 큰 솥에선 매일같이 죽을 끓였고, 인근은 물론 멀리서도 굶어죽을 지경이 된 어려운 이들이 소문을 듣고 서로를 부축하며 최 부잣집을 찾아 몰려들었다. 흉년이 들면 한해 수천, 수만이 죽어나가는 참화 속에서도 경주 인근에선 주린 자를 먹여 살리는 한 부잣집을 찾아가면 살길이 있었다. 그리고 이 집에는 가훈 한 가지가 더 있었는데 바로 사방 백리 안에 굶어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였다.

 

 

노블레스’(noblesse)고귀한 신분’(귀족)이라는 뜻이고 오블리주’oblige)는 동사로 책임이 있다는 의미라고 한다. ‘고귀하게 태어난 사람은 고귀하게 행동해야 한다의 고귀함은 요즘 우리나라에서는 좀처럼 보기가 쉽지 않다. 나라를 지키는 일에 앞장서야 할 국민의 대표가 자기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모습과 사회지도층만을 위한 정책이 난무하는 모습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대선을 앞두고 노블레스’(noblesse) 오블리주’oblige를 잠시 생각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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