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 웅양면 유학임 할머니의 詩 創作 “죽음의 문턱을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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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 웅양면 유학임 할머니의 詩 創作 “죽음의 문턱을 넘어”
  • 지리산힐링신문
  • 승인 2022.02.15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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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사진=조광환 기자

 

거창군 웅양면 하성 단노을생활문화센터. 이곳은 하성단노을마을이 15년간 폐교로 운영되던 구) 하성초등학교를 주민들의 문화공간으로 재탄생시킨 곳이다.

하성 단노을생활문화센터는 주민들이 직접 운영한다. 마을 동호회 및 공동체 프로그램과 주민들의 문화 향유를 위한 공연과 전시, 영화상영 등을 만나볼 수 있으며, 공간을 활용하고자 하는 외부의 기관, 단체, 개인도 사전 신청을 통해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고 있다.

센터는 15년간 방치되어 있던 폐교를 개조하였다. 폐교는 그 간 마을 주민 주도의 마을 축제를 진행하는 등 출향인 및 타 지역 사람들과 교감하는 거점이 되어 왔다. 이러한 주민들의 자발성과 적극성이 바탕이 되어 하성단노을마을이 생활문화센터 대상지로 지정되고, 주민들의 문화프로그램 개발과 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정부 지원사업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단노을 생활문화센터는 2014년 문화체육관광부의 생활문화센터 조성 지원사업에 선정돼, 국비. 군비 총 25천만원으로 웅양면 한기리 소재의 폐교 하성초등학교를 리모델링해, 지역 생활문화 공간으로 재탄생되었다. 하성 단노을생활문화센터는 개관과 동시에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한 성과보고회에서 문화사업 부분 1등상을 수상했다.

단노을생활문화센터 운영 프로그램은 다음과같다. 동호회원들의 연습 및 발표 공간 어르신들의 사랑방 아이들의 놀이터 여성주부들의 수다방 농촌마을의 작은 영화관 작은 책방, 만화방 시끄러운 도서관 정보화농업인의 공부방 마을주민들의 기쁨을 공유하는 칠순·돌잔치·혼례·피로연 공간 동문모임 및 교류 공간 도농청년직거래 공간 청년들의 문화실험과 소통 공간으로 운영된다, 센터는 또 풍물, 몸살림, 난타, 택견, 색소폰, 아이돌봄, 주말장터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하성단노을생활문화센터는 지난 201512월 정식 개관 이후, 주민들의 자발적 동호회의 연습공간, 마을 아이들의 택견수업과 놀이공간, 문화와 예술의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외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여는 보름장날 진행, 찾아가는 영화상영 유치, 여름밤의 단노을 마을축제, 북카페 조성 등을 기획하고 있다. 하성단노을생활문화센터는 생활문화 나눔 및 공유 개념을 확대하고, 도농문화예술 직거래의 생생한 거점으로 활용해 농촌 주민들의 문화소외를 극복하며, 지역 청년과 도시 문화예술기획자들의 새로운 활동무대 정착을 위한 다양하고 끊임없는 실험 무대를 만들어가고 있다.

단노을 생활문화센터 길건너에 유학림 할머니(76)가 산다. 4년전 할머니는 까막눈이었다. “우리 자랄 때 여식애가 공부를 하면 집에 재수가 없어진다해서 부모님들이 학교에 안 보냈지, 그러니 기역 니은 디귿 그런 것을 알아볼 수 있나, 평생을 까막눈으로 살았던 거라, 우리나라가 차츰 형편이 좋아져서, 그런지, 글자 모르는 할매할배들 공짜로 글자 공부시켜준다고 하길래, 우리집 앞에 있는 단노을생활문화센터에 가서 ㄱㄴㄷ을 배운거라, 인자는 신문도 볼 줄 알고 농협 가서 직접 내 이름도 적고 할 수 있지요 허허허

 

우측인물이 유학임 할머니 

 

 

 

유학임 할머니는 1947년생, 부군(신중용)은 몇해전 병환으로 별세했고 슬하에 13녀를 뒀다. 큰아들 덕규씨는 고제면에서 포크라인을 몬다. 할머니 안태고향은 웅양면 하성(군암리 송산)이다. 마을 앞에 소나무 정자가 있어서 "송징이"라 하다가 송산이라 한다. 300여 년 전에 동래 정씨, 기계 유씨, 남원 양씨가 들어와서 마을이 되었다고 전한다.

-단노을 생활문화센터에서 시공부도 했다면서요?

흐흐 내가 시가 뭔지 어찌 아나, 슨상님이 시를 써바라 카데, 시가 뭐요? 물었더니 그냥 생활 하면서 느낀 감정 생각을 그냥 적어라 그래, 그라면 된다데?”

시 창작 지도 선생님은 우진숙 동화작가였다고 한다.

다음은 유학임 할머니가 쓴 시다, 제목은 죽음의 문턱을 넘어

 

 

갑갑하고 숨이 차

가래가 끓고

죽는가 싶었다

하얀 옷을 입고

눈만 내놓고 우리 집에

사람들이 소독을 하고

난리다

마산의료원에서

두 달 넘겨 참말로

죽는가 싶었다

 

집에 와서도 갇혀서

세상이 무서워서

울기도 참 많이 울었다

학교에 오니

친구들과 선생님

모두 반갑게 맞아주니

나도 산 사람이다

유학임 할머니는 단노을 생활문화센터에서 생전 몰랐던 한글을 깨우치고 내친김에 거창대학 평생교육원에 입학, 무려 3년간 비가오나 눈이오나 결석 한번 하지 않고, 면학에 힘썼다. 거창대학 평생교육원은 학력 인정 문해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3년간 초등 과정 수업을 들으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다, 수업 내용이 어려울 때 스트레스를 받아 내 자식들도 학교 공부할 때 이런 마음이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글을 못 배워 간판도 못 읽었는데, 이제는 잘 읽는다 하하하

경남교육청은 매년 학력 인정 문해교육 프로그램 운영기관을 설치·지정하고 소정의 프로그램을 이수한 사람이 학력 인정을 신청하면 검토를 거쳐 초등학교 또는 중학교 졸업 학력을 인정한다.

 

취재중 입수한 자료사진들

 

 

단노을 생활문화센터 취재중인 필자 

 

 내일자 예고 

심재수 거창군의원 사모의 독거노인 돌보기 그리고 북상면 여왕(女王)의 날 에피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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