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화숙가수한테서 배운다, 패티킴의 "초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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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화숙가수한테서 배운다, 패티킴의 "초우"
  • 지리산힐링신문
  • 승인 2021.11.06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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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 5월 30일 안의중학교 성인문해 2단계 학생 일동이 봄소풍을 떠났다.

인솔교사는 노정임 교장선생님, 권갑점 담임교사. 권갑점 교사가 소풍 전날 학생들에게 일일이 전화, “내일 소풍 간다고 잠이 안 오지예? 내일 소풍 가서 교복 입고 기념촬영할끼니께 얼굴에 분 바르고 딸내미한테 립스틱쿠 좀 빌리가지고 입술에 히히 뺑기칠도 좀 하이소”

이날 소풍길, 도화숙 가수가 도우미 자격으로 함께 했다.

도화숙 가수는 소풍전세버스 안에서 양수경, 금잔디 노래를 열창했다. 도화숙 노래(오라버니)를 경청하던 한 할머니가 차창을 내려다보며 지난 시절(처녀)을 회상했다. “그래 그래 , 나한테도 그런 시절이 있었다아이가, 날 사랑 하신다 하니 정말 그러시다니 구름 타고 빛나는 하늘...“ 대중가요 노랫말 속에도 시가 들어 있다.

시보다 가볍고 시보다 빠르게 다가오는 노랫말. 이해되지 않는 난해시보다 가슴속에 들어와 가슴을 베어가는 노랫말이 더 시가 될 때도 있다.

때로는 눈가에 눈물을 감돌게 하는 노랫말도 있다.

금잔디가 부른 오라버니 노랫말이 바로 그렇다.

“날 사랑하신다 하니 정말 행복하여서 설레이다 떠는 가슴은 아픈줄도 모른답니다 오라버니 어깨에 기대어 볼래요 커다란 가슴에 얼굴을 묻고 지금 이대로 죽어도 여한 없어요 나는 정말 여자라서 행복해요”

함양 향토가수 도화숙은 이날 할머니의 젊은날을 되찾아주기 위해 <오라버니> 대중가요를 열창했다.

 

 

 

 

할머니들은 도화숙의 노래에 도취, 잠시나마, 그옛날 화양연화 시절로 되돌아갔다. 이순간 도화숙 가수는 음악요법 치유사가 되었다. 음악요법이란, 환자의 마음에 음악을 적용시켜 생명활동의 질서를 조절하여 내재된 자연치유력(自然治癒力)을 높이는 심리요법(心理療法)의 하나이다. 도화숙 가수를 만나, 노년층힐링용 대중가요가 뭔지 알아보았다.

“70대 문정희 시인은 패티 김의 노래 초우를 아주 좋아합니다. 이 노래는 정진우 감독이 연출한 영화 초우 주제가이죠. 문희가 주연을 했고요. 프랑스 대사집의 식모인 영희와 자동차 정비공인 철이는 신분상승을 꾀하는 하층계급의 젊은이들 이야기를 그린 영화인데요. 영화가 크게 흥행하면서 주제곡 ‘초우’도 크게 히트했습니다.

지금 70-80대 노인들이 20대때 들었던 노래일겁니다. 당시 ‘초우’는 상당한 인기가 있어서 웬만한 음악다방과 레코드 가게에서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또 트위스트 김이 출연한 이 영화는 댄스홀 등을 통해 당시의 청춘문화를 엿볼 수 있습니다.“ 영화 '초우'는 기업가 아들로 행세하는 자동차 정비공(신성일)과 주불(駐佛) 대사의 딸인 척하는 식모(문희)의 비극적 사랑을 그렸다.

신분 상승의 욕망에 이글거리는 신성일의 눈빛은 1960년 프랑스 영화 '태양은 가득히'를 연상시킨다. 레인코트 차림으로 명동 시내를 뛰어다니는 문희의 모습도 프랑스 누벨바그 영화의 여주인공이 부럽지 않다.

그러나 서로의 정체가 탄로나는 순간, 장밋빛 환상은 깨지고 남루한 현실만 남는다.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 패티 김의 '초우'가 다시 흐른다. 같은 곡이지만 처음보다 훨씬 더 짙고 처연하게 들린다. 1960년대 경제성장이 본격화하던 시절의 세련미와 신파조(新派調)의 애절함이 공존하는 문제작이었다.

그 점에서 영화와 노래는 닮은꼴이다.

 

초우

패티김 노래

 

 

가슴속에 스며드는 고독이 몸부림칠 때 갈길없는 나그네의 꿈은 사라져

비에 젖어우네

너무나 사랑했기에 너무나 사랑했기에 마음의 상처 잊을길없어 빗소리도 흐느끼네

너무나 사랑했기에 너무나 사랑했기에 마음의 상처 잊을길 없어 빗소리도 흐느끼네

 

 

 

도화숙 가수의말=“전형적인 단조 트로트풍으로 시작하는 듯싶지만, '너무나 사랑했기에'라는 중간 소절부터 프랑스 샹송처럼 그윽한 분위기를 냅니다. 과하지 않게 살짝 넣은 반음(半音)과 왈츠풍의 3박자에 곡의 묘미가 숨어 있습니다. 그렇기에 소주와 포도주 어느 쪽에도 어울립니다.“

다음호에 계속됩니다

정리=조광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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