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함양시장 답사후 반드시 가봐야 할 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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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함양시장 답사후 반드시 가봐야 할 암자
  • 지리산힐링신문
  • 승인 2020.01.11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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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군 휴천면 운서리 적조암
권영관 탱화작가에 의해 조성된 후불탱화, 적조암 대웅전에 있다

 

부처님 기운 담은 독바위가 보이네

 

부산광역시 북구 북구자동차학원 옆 경암 불교미술원. 탱화작가 경암(璟岩) 권영관 작가가 탱화를 조성하고 있다. 탱화는 불교 신앙 내용을 그린 그림을 말한다. 탱화는 기능에 따라 본존의 후불탱화(後佛幀畵)와 신중탱화(神衆幀畵)로 나누어지고 신중탱화는 다시 팔부(八部)신중탱화와 사천왕(四天王)탱화 등으로 나눌 수 있다. 후불탱화가 본존불의 신앙적 성격을 보다 구체적으로 묘사한 것이라고 한다면 신중탱화는 수호신적인 기능을 띤 것이다.

권영관 작가는 1969년 부친 권정두, 숙부 권정학 불모(佛母)로부터 불화 불상조성 기법을 전수받았다. 양산시 통도사 보타원에 조성된 약사후불탱화, 독성탱화, 산신탱화, 신중탱화가 그의 작품이다. 미술평론가 최도송은 경암의 탱화세계를 아래와 같이 말한다.

 

경암의 상단후불탱, 중단의 신중택에서 보여주는 치밀한 완성도는 가히 독보적이다. 관세음보살도와 같이 주위에 산수경관이 등장하는 독성탱이나 산신탱 등에서도 빈틈없는 기량을 발휘하고 있다. 이러한 불화적 창의성에 있어서 독보적인 기량을 보여고 있다

 

 

경암은 석채기법으로 탱화를 조성한다. 그는 석채(자연원석)로 탱화를 그린다. 석채란 자연원석에서 얻은 원석을 분쇄한 후 수류(水流) 정제한 것을 말한다.

주요 석채 재료로는천연 석청(적동광), 석록(孔雀石), 주사(진사), 석웅황 등이 있다.

부산 경암 불교미술원을 찾아, 경암 작가가 조성하고 있는 영산회상도를 감상했다.

세존이 법화경을 설법한 마가다국 왕사성 근처 영취산에서의 법회모임을 담고 있다.

본존불인 석가모니불 오른손은 항마촉지인을, 왼손은 설법인을 수결하고 있다. 좌우 가장저리에는 사천왕상이 배치되어 있다. “, 영산회상도는 올가을 지리산 함양 적조암에 조성됩니다. 4년전 적조암 운영스님으로부터 탱화조성을 의뢰받고 지금 작업중입니다. 제작방향은? 투철한 신심과 경전에 근거한 초본의 창출에 의해서 조성하고 있습니다

지금 아니면 경암의 탱화를 눈여겨 볼 기회가 없을 것 같아 경암에게 예를 갖추고 지금 조성되고 있는 적조암 탱화를 골똘히 감상했다.

온작 번뇌와 장애를 없애는 여의당을 들고 있는 제장애보살, 약사부처의 좌보처로서 번뇌를 제거하고 광명을 주는 일광보살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적조암 대웅전

 

적조암은 함양군 휴천면 운서리에 있다.

산 정상에 독바위가 보인다. 독바위는 해발 1120m에 위치해 있다. 지리산 동부능선 주릉이 산청 독바위를 지나 1315봉에서 웅석봉으로 동진하기 직전에 북쪽으로 가지를 쳐 놓은 지릉의 한 마루금에 솟아 있다. 찾아가는 길이 쉽지 않고 길도 험해 몇몇 전문 산꾼들 외에는 독바위를 찾는 이가 없다. 그만큼 신령스런 곳이란다. 독바위 정상에 오르려면 두 손 크기만 한 구멍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구멍 이름은 안락문, 통락문.

독바위 좌()는 상대날등 우를 황새날등이라고 부르는데 그 사이로 펼쳐져 있는 지리산, 천하일품이다.

 

적조암 대웅전, 도편수 김범식 옹에 의해 조성되었다.

 

 

김 옹의 건축론은 다음과 같다.

"사찰 등 문화재 건물은 시간을 충분히 줘야 옳은 작품이 나와요. 빨리 공사를 하면 아무래도 나무도 더 많이 터지고 옳은 작품이 안 나오거든요. 그리고 건물에 맞춰서 예산을 세워야 되는데 요즘은 대부분 돈에 맞춰서 건물을 지어요. 거꾸로. 그러니까 제대로 안되는 수가 많지요"

그러나 적조암 운영 스님은 옳은 대웅전을 짓기 위해 김 옹에게 충분한 시간을 할애했다고 한다.

따사로운 햇살을 쬐면서 적조암 운영스님이 적조암 뜨락에 잡초를 뜯고 있다. 운영스님은 우리나라 불교 대들보 경봉, 향곡, 춘성 큰스님을 시봉했던 선승이다.

운영스님은 경남 창원산이다. 여고시절, 그는 삶과 죽음을 생각한다. 우리는 어디서 왔나 그리고 어디로 가나? 이 문제가 어찌 소녀의 생각머리로 풀릴 수 있겠는가? 한편 산돼지가 칡넝쿨을 탐하는 것 같은 세상사에 회의를 느껴 출가를 결심한다. 마침 속가 외삼촌께서 봉암사에 스님으로 계셔 출가하는데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봉암사가 어떤 도량인가. 성철큰스님의 매서운 공주규약(共住規約)이 도사리고 있는 절이다.

봉암사 선원 공주규약은 이렇다. 보청을 중히 여겨야 한다. 보살대계를 초하루 보름마다 외운다 매일 아침 능엄대주를 독송한다 저녁에는 참회한다 좌차는 법납에 따른다방사 내에서는 잡담을 금한다.

 

운영스님은 이 엄숙한 도량에서 순일한 마음으로 참선했다. 매일 새벽예불 전에 일어나 좌선과 간경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했다.

이어, 운영스님은 전국 각지 선원에서 수선안거했으며 용맹정진하고 오도하여 납자들을 제접했다. 10년전 지리산 함양 휴천 운서에 수량도량을 만들어 가람을 수호하고 있다.

운영스님의 수행가풍을 요약한다면 철저한 신심, 기도 참선의 일치이다. 포교보다는 참선에 매진한다.

 

 

운영 스님 법문은 단순한 언어로 구성

운영스님이 장학금을 기탁한다

 

 

 

스님과 햇살 아래에서 담소를 나눴다.

스님은 불교는 궁극적으로 마음을 깨치는 것이라고 한다. 본래공(本來空)이라, 만유제법은 모두 본래 본질적으로 공()한 것으로 실유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집착할 만한 아무것도 없는 빈 것이라고 말한다.

운영 스님의 법문은 단순한 언어로 구성되어 있지만 울림이 크다.

내용은 이렇다. “나는 언제나 밝은 마음입니다. 나는 일체 모든 경계를 대 긍정으로 받아 드립니다. 나는 하루 한 가지 이상 보시를 실천합니다. 나는 상대를 탓하지 않고 다만 나 자신을 바라봅니다. 나는 누구처럼 살려고 애쓰기 보다는 나 자신의 길을 나답게 살아갑니다. 나는 현재에 만족하고 항상 감사하며 삽니다

적조암 사찰음식
스님이 직접 담근 백초액

 

마침, 점심공양 때라 스님과 함께 공양을 했다. 콩잎장아찌가 맛있어 보인다. 고들빼기 장아찌, 가지지짐 때문에 밥 두 공기를 먹었다.

운영 스님이 손수 담은 백초액 맛이 싱그럽다.

공양터 벽에 도연(陶然) 선생 서예가 있다.

 

 

 

화중생연(火中生蓮 : 육신은 불길 속에 있지만 가르침은 연꽃처럼 피어나리라). 법정 스님이 생전에 자주 사용했던 사자성어다.

공양후 해우소에 갔다. 해우소 벽에 입측오주가 적혀져 있다.

입측오주는 '해우소를 이용할 때 외우는 다섯 가지 진언'.

우선 해우소에 들어갈 때에는 문을 열기 전에 손가락으로 세 번 노크를 하며 입측(入厠)진언 '옴 하로다야 사바하'를 세 번 외운다. 이는 변소에서 똥을 먹으며 산다는 '담분귀'가 이 진언을 듣고 자리를 비키게 하기 위함이다.

만일 입측진언을 외지 않고 바로 문을 열고 들어가 급한 볼일을 해결하다가는 아래에서 똥을 먹고 있던 담분귀가 똥을 맞게돼 화를 내어 일을 보는 사람의 배를 걷어차 배탈이 난다는 재미있는 속설이 있다.

일을 본 후 뒤를 닦을 때는 세정(洗淨)진언 '옴 하나마리제 사바하'를 세 번, 손을 씻을 때는 세수(洗手)진언 '옴 주가라야 사바하'를 세 번 외운다.

손까지 씻어 일을 마무리한 후에는 더러움을 멀리 한다는 의미에서 거예(去穢)진언 '옴 시리예바혜 사바하'를 세 번 외우고 해우소를 나서면 된다.

해우소에서 나와 다시 법당에 들어갈 때는 다시 한번 몸을 깨끗하게 하는 의미에서 정신(淨身)진언 '옴 바아라 뇌가닥 사바하'를 세 번 외운다.

다소 복잡해 보이는 절차지만 절 집안에서 배설의 문제를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나는 똥을 누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사찰(혹은 지리산 함양)에서 너무 많은 것을 발견할 필요가 있느냐, 해우소에서 입축진언 하나만 내 마음에 담아두면 그것으로 청복(淸福)이지, 난생 처음 들어본 입측진언! 앞으로 화장실 갈 때 반드시 이 진언을 암송하리라 그런 마음을 먹었다. 적조암 운영스님께 하직인사를 했다. 스님은 자주 적조암에 찾아와 부처님을 만나시라고 한다.

며칠후 나는 한겨레 신문 곽병찬 칼럼을 통해 입측진언을 다시 만나게 된다.

 

 

 

버리고 또 버리니 큰 기쁨일세로 시작해 비워서 청정함은 최상의 행복으로 이어지는 불가의 입측오주(화장실 진언)만큼 무릎을 치게 만드는 것은 없다. 그때만큼 속 편하고, 만족스럽고, 청정할 때가 어디 있을까. 요즘 입측오주에 이런 다짐도 한다. 일이 끝나도 레버를 누르지 말 것, 세숫대야에 물을 담을 것, 그 물로 세수를 하고 변기를 씻어내릴 것. 궁상이다. 하지만 그 쪼잔함의 공익성으로 (나는) 위안을 삼는다.

취재|구본갑 전 스포츠서울 레저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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