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사경 박물관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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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사경 박물관을 찾아서
  • 지리산힐링신문
  • 승인 2019.12.26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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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서암정사

 

 

일망무제(一望無際)로 펼쳐진 지리산 속에 서암정사와 원응(元應) 큰스님이 산다. 스님께서는 부처님에게 공덕을 쌓기 위해 평생 사경(寫經)작업에 몰두해왔다. 사경이란 불교 경전(經

典)의 내용을 필사(筆寫)하는 일을 말한다. 원응 큰스님은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은 후 설했다는 대승불교 최고 경전 화엄경 60만자를 금가루로 옮겨 적어 화제를 모았다.

스님께서 제작한 '화엄경 금니 사경'은 80권의 병풍형 책자 형태로, 늘어뜨리면 1,300여m에 달하는 대작이다. 작품을 완성하는데 걸린 시간은 10년이며, 사용한 금의 양은 4kg, 닳아서 버린 붓만 60자루에 달한다고. 큰스님은 1954년 부산 선암사에서 석암 스님을 은사로 출가, 전 조계종 종정 성철 스님을 모시고 수행에 몰두하기도 했다.

서암정사는 신라고찰 벽송사로부터 서쪽으로 약 600m 지점에 위치하는 벽송사 부속 암

자로서 주위의 천연의 암석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 곳 자연 암반에 무수한 불상을 조각되어 있다. 사찰 안에는 대방광문, 석굴 법당, 광명운대, 사자굴 등이 있다. 이들 모두는 자연의 암반에다 굴을 파고 조각을 함으로써 불교예술의 극치를 이루고 있을 뿐만 아니라 건축학적으로도 특이한 기법을 보이고 있다.

깎아지른 절벽 위에 세워진 망월대(望月臺). 창호 문밖으로 일망무제 칠선계곡이 있다.

“보살, 여기 차 물 좀 가져다 주게”

잠시 후 보살이 조용한 움직임으로 내어 온 우전 향기가 맑다. 노스님의 하심(下心) 가

득한 미소가 눈 덮인 겨울 산사의 고요를 더욱 깊게 만든다.

큰스님 주석처 망월대에 눈길 끌만한 옛 그림 두 점이 있다. 조선조 무명씨가 그린 지

리산 호랑이 그림인데 호랑이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또 하나는 호랑이에게 담뱃대를

들이대며 담배를 권하는 토끼 그림이 있다. “사실 나는 토끼를 별로 안 좋아해, 교토

삼굴(狡兎三窟)이라ㅡ토끼란 놈은 약삭빠르지. 언제나 자신이 숨어 있을 장소로 굴 3개

를 마련해 놓는 놈이지. 허허허, 무릇 사람이란 사자처럼 행동해야지”

큰스님께서 사자(獅子) 이야기를 하신다.

사자는 최대의 맹수로서 '백수(百獸)의 왕(王)'이다. 고대 이집트 사람들은 사자를 신

의 불가사의한 힘과 왕의 위엄을 상징하는 동물로 생각하였으며, 아시리아나 그리스 사

람들은 여신 옆에 사자를 그려 넣기도 하였다. 초기 그리스도교에서도 예수나 성인을

나타낼 때 사자가 함께 등장한다.

불교에서 사자는 흔히 두려움이 없고 모든 동물을 능히 조복시키는 백수의 왕으로 상징

된다. 고대 인도에서는 사자를 제왕과 성인의 위력에 비유하였고, 불교 경전에서는 석

가를 인중사자(人中獅子)라 칭했으며, 그 설법 또한 모든 희론을 멸한다고 해서 사자후

(獅子吼)라고 했다. 절에서 만나는 돌로 빚은 사자상에는 이러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서암정사에도 사자상이 있다. 사자상은 석굴법당 신장단 앞쪽 돌기둥을 머리로 떠받치

면서 왼쪽 앞발로는 야간(野干)을 밟고 있다. 야간은 여우와 비슷한 짐승으로 의심이

많고 교활한 놈으로서 인간의 소심하고 사특한 생각을 상징한다. 사자왕이 야간을 밟고

있는 것은 야간의 심성을 가진 무리는 큰 법에 들어가지 못함을 상징적으로 나타낸다.

獅子窟裏大睡漢時到一吼震四海

(사자굴 안에 큰 잠자는 놈이여

때가 이르러 크게 한번 부르짖으며 사해를 진동하리라)

서암정사에서 꼭 볼 것은 사경박물관(법보전).

대방광불화엄경’ 80권본 금니사경이 전시되어 있다.

전문 59만 8천여 자를 한 자씩 한지에 옮겨 적는데 4년, 감지(柑紙·닥종이)를 그 위에 덧대고 곱게 빻은 금가루를 붓끝에 묻혀 이를 다시 적는 금사(金寫)에 6년, 그리고 마무리에 5년이 걸렸다. 완성된 ‘화엄경’은 병풍형 책자 형태로 14~16m 크기의 병풍 80권이며, 전체 길이는 1천300m에 달하는 대작.

사경은 부처님 말씀을 하나하나 글자로 새기며 그 뜻을 눈과 입 그리고 가슴으로 새기는 수행방법으로, 마음이 평정되지 않으면 글자는 흐트러지게 마련이다. 따라서 사경은 산란한 마음을 하나로 모으고 통일된 정신상태를 유지하여 무념무상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는 좋은 수행방편이라 할 수 있다. <법화경>에서는 또한 “십만억 부처님께 공양한 것과 같은 공덕이 있다”고 사경의 공덕을 여러 번 강조하고 있다.
사경법조전에서 원응 큰스님께서 쓴 옴자를 보았다. 옴자 속에서, 금방이라도 살아 용트림할 것 같은 용이 있다. 그 옴 자 속에서 엄청난 우주슈퍼에너지가 분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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