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군 고제면 신토불이 두부전문점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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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군 고제면 신토불이 두부전문점을 찾아서
  • 지리산힐링신문
  • 승인 2020.01.31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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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토불이 주인장과 가족들. 맨 우측인물은 조수환(식당 옆에서 약초건강원을 운영한다)

 

 

취재 사진/조광환 기자 kwa1655@hanmail.net

 

 

 

 

황석영 소설가가 쓴 소설 오래된 정원, 이 소설은 1980년대 격동했던 한국사회를 배경으로 젊은 두 남녀의 파란 많은 삶과 사랑을 감동적으로 그리고 있다. 이 소설 속에 두부가 등장한다.

 

 

차의 문이 열리면서 조카인 듯한 사람이 뛰어나오더니 빠른 걸음으로 마주 다가왔다.

삼촌……

그는 먼저 나를 힘껏 껴안았다.

고생 많으셨지요.

…… 잘 지낸 편이다.

그가 비닐봉지에서 두부를 꺼내어 내 얼굴에 들이밀었다.

이거 잡수세요. 어머니가 꼭 드시게 하라구 그러셨어요.

두부…… 거 다 미신이다.

이제부턴 남들이 하는 것처럼 하셔야 된대요.

나는 그게 누님의 진심이라고 알아들었다.

두부는 차갑고 싱겁고 뻑뻑해서 목으로 넘어가질 않았다. 조카가 승용차 뒷문을 열어주었다. 황석영,오래된 정원중에서

 

 

으레, 두부는 출옥의 대명사이다. 감빵에서 나오면 왜 두부를 먹나?

징역살이를 속된 말로 "콩밥 먹는다" 고 하는 것을 생각하면 두부는 콩으로부터 풀려난 상태이나 다시는 콩으로 돌아갈 수 없다. 그렇다면 두부는 다시는 옥살이 하지 말란 당부나 염원쯤으로 되지 않을까? 식품영양학적으로 해석하면 심한(예전) 영양부족 상태에서 세상에 나온 출소자는 당연히 기름진 음식과 고기를 먹으려 할 터이다.

그러나 소화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 , 일단 두부를 먹여 포만감을 주고 과식을 방지하고 급체의 위험까지 막아 줄 수 있다. 또한 감옥을 나서는 이에게 더 이상 죄짓지 않고 밝은 앞날을 살아가려는 의미까지 더 할 수 있는 흰색의 두부 한 모!

이러한 이유로 흰 색의 두부 한모가 출소자에게 필수 음식이 된 것 아닐까 싶다.

 

두부는 가공법에 따라 보통두부·순두부·건조두부·자루두부·연두부·얼린두부·튀김두부·압착두부·유바(yuba)·수푸(sufu) 등으로 구분한다.

두부 만드는 법은 하루 동안 물에 불려 둔 콩을 맷돌에 간다 그 다음에 콩의 10배 정도의 물을 넣고 510분 정도 끓인 다음 자루에 넣고 짠다.

여기서 나온 두유(豆乳)7080온도로 유지시키면서 염화칼슘·염화마그네슘·황산칼슘 등의 응고제를 첨가하면 단백질이 응고된다. 단백질이 응고되면 성형틀에 삼베천을 깔고 응고된 것을 붓고 판을 대어 돌로 눌러 탈수시킨다. 물이 빠지면 칼로 그어 두부를 떠낸다.

두부는 생두부로 먹거나 국·찌개·부침 등의 여러 가지 형태로 조리한다. 찌꺼기인 비지도 발효시켜 비지장을 만들어 먹는다. 두부를 만드는 도중에 순두부를 따끈하게 양념하여 먹기도 한다.

거창군 고제면 빼재로 1276번지에 향토음식점 신토불이, 이 식당은 두부요리전문점이다. 주요메뉴는 청국장샤브샤브, 촌두부, 청국장, 순두부 등이다.

인근에 덕유산이 있어, 산행을 마친 등산객들이 즐겨찾는 별미집이다. 네이버 등 각종 인터넷사이트를 검색하면 이 식당의 이모저모가 소개되고 있다.

신토불이음식점를 찾아가 청국장 백반을 시켰다. 덕유산에서 채취한 각종 산나물 반찬이 놓여진다. 이어 청국장.

신토불이 두부집을 찾은 노인들

 

이 식당 주인 조수환(건강원 경영)에게 물었다.

-청국장 샤브샤브가 뭔가요?

청국장에 각종 야채 해산물을 넣은 융합음식입니다.”

 

-요즘 청국장에 몸에 좋다는 뉴스가 나옵니다.

청국장에 들어있는 펩타이드와 항산화성분이 고혈압 환자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적이 있습니다.

호서대학교 자연과학부 김한복 교수팀은 최근 20~30대 고혈압 환자 15명을 대상으로 청국장의 발효된 콩을 먹게 한 후 혈압을 측정한 결과 복용전에 비해 수축혈압을 측정한 결과 복용전에 비해 수축협압이 평균 14mmHg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지요.

이 연구는 청국장에 쓰이는 발효된 콩을 가루로 만들어 피실험자에게 20g씩 복용토록 하고 2시간이 지난 후 세번씩 혈압을 측정, 평균값을 산출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고 해요.“

 

 

 

연구팀은 청국장의 발효된 콩에 들어있는 펩타이드가 혈압 상승 효소인 ACE의 발현을 억제하며 항산화물질도 혈관의 손상을 막아 혈압을 떨어뜨리는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했다. 가루청국장을 섭취하거나 청국장찌개를 끓일 때 소금을 되도록 적게 넣는 것이 청국장 콩의 혈압 강하 효과를 높인다고 김 교수는 강조했다.

 

신토불이의 또다른 메뉴. 순두부.

식사를 하노라니 여러분 노인들이 단체로 들어와 순두부를 시킨다.

순두부는 콩물이 응고될 때 물기를 빼지 않고 먹는 두부를 말한다.

두부를 만드는 과정에서 콩의 단백질이 몽글몽글하게 응고될 때 압착하지 않고 그대로 먹는 것을 순두부라 한다. 보통 뚝배기에 시원한 순두부찌개를 만들어 먹고 양념을 해서 그대로 먹기도 한다. 영양소가 풍부한 콩으로 만들면서도 압착하지 않고 먹기 때문에 질감이 부드러워 소화하기 쉬운 영양 식품이다.

 

 

만드는 법

 

 

불린 콩의 껍질을 벗겨 곱게 간 후에 끓여서 무명으로 콩물을 짜낸다. 콩물[두유]에 간수를 넣으면 몽글몽글한 응고물과 함께 맑은 물이 생기는데 이 응고물이 순두부이며 함께 생기는 맑은 물을 같이 이용해 요리하면 간도 알맞게 되고 순두부 고유의 맛을 더 잘 느낄 수 있다.

 

 

두부요리 전문점에서 맛난 식사를 한 필자는 이 지면을 통해 두부타령을 읇어보고자 한다.

 


다산 정약용은 아언각비에서 두부의 이름은 본래 백아순(白雅馴)인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포()라 했고 또 다른 이름은 숙유(菽乳)”라고 밝혔다.

()’은 콩이다. 숙유는 콩 우유, 두유다. 두유로 두부를 만드니 숙유라고 불렀음 직하다. 두부는 두포(豆泡)’라고도 했다. 역시 콩, 거품의 의미다.

전생에 지은 죄가 커 금생에 두부를 만든다는 말이 있다. 두부를 만들기 힘들다는 뜻이다. 고려, 조선시대에는 주로 사찰에서 두부를 만들었다. 사찰은 힘든 일을 해낼 인력이 있다. 고려 말의 목은 이색도 사찰의 승려를 통해 두부를 만난다. 조선시대에는 왕실, 왕릉의 제사에 두부를 공급하는 사찰, 조포사(造泡寺)가 있었다. ‘승정원일기인조 3(1625) 4월의 기록에는 중국 사신이 오면 한양 인근 사찰에 곡식을 주고 두부를 맡기자는 제안도 나온다. 영조 9(1733) 3월에는 남원에서 백복사(百福寺) 흉서 사건이 터진다. 범인으로 지목된 노이겸은 백복사에서 연포(軟泡)를 설비하였다는 일은 이제 처음 들었습니다며 공범들을 만난 적이 없다고 부인한다. 역시 사찰의 두부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일본 작가이다.

그는 자신의 소설 속에 음식을 자주 등장시키는 작가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음식을 자주 출현시킬 뿐만 아니라 음식 요리 자체를 즐기기도 한다는 이 남자에게 두부는 그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 가운데 하나다. 그에 의하면 가장 맛있는 두부는 운우지정 후에 먹는 것이라고 한다.

 

박찬일 요리사는 두부을 이렇게 노래한다.

두부는 중국 한나라의 유안이 발명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오래전부터 두부를 먹었다. 고려 말 이색의 목은집(牧隱集)’나물죽도 오래 먹으니 맛이 없는데 두부가 새로운 맛을 주니 좋구나!” 하는 구절이 있다. 고려 때 이런 말이 있으니 적어도 1000년 역사는 됐을 것이다.
중국으로부터 처음 받아들였지만 우리나라는 두부를 잘 만들기로 정평이 나 있다. 세종실록에는 중국에 두부 기술자를 보낸 기록이 나온다. 일본 두부는 한국이 전해줬다고 한다. 최남선은 저서 조선상식에서 일본의 두부는 임진왜란 중에 적의 병량(兵糧·군대의 양식) 담당관인 강부야랑병위(岡部冶郞兵衛)라는 사람이 조선에서 배워 갔다고도 하며 또는 경주 성장(城將) 박호인(朴好仁)이 잡혀가서 일본에서 두부 제조를 시작한 것이 근세 일본 두부제조업의 시초라 하기도 한다고 썼다. 그런 두부를 이제는 일본이 우리를 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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