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환 기자의 합천 여행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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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환 기자의 합천 여행길
  • 지리산힐링신문
  • 승인 2020.03.24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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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군 봉산면 버스정류장 옆 정유슈퍼 복권방 풍경. 합천군 봉산면 버스정류장 옆 정유슈퍼 복권방 풍경.

 

터벅터벅 장애인 친구 찾아서

합천군 봉산면 최고 복권명당가게 운영하는

 

안명진의 올해 소망

 

중국의 옛시인, 도연명(陶淵明)유시상에게 화답하다(和劉柴桑)’란 시에 친구가 나온다. “산과 물로 오랫동안 초대 받았으니, 내가 어찌 주저할 것인가. 다만 친한 옛 벗들 때문에 살 곳 찾아 가겠다고 차마 말을 못했다(山澤久見招, 胡事乃躊躇, 直爲親舊故, 未忍言索居).” 친구(親舊)를 달리 동무, 벗이라 부른다.

서로 마음이 통하는 벗은 지음(知音)이라고 한다. 우리 선조들은 시문(詩文)을 지을 때 벗을 붕우로 표현했다.

벗 우()는 좌(()에서 손을 뜻하는 부분()과 손(, )이 합쳐진 회의(會意) 자다. 손과 손이 한 방향을 향하는 모습이다. 서로 손 잡고 돕는다는 의미다.

설문해자(說文解字)는 벗 붕()을 봉황()의 상형(象形) 자로 풀이했다. 봉황이 날 듯 새 떼가 무리 지어 나는 모습이다.

그래서 이해를 같이 하는 사람끼리 어울려 만든 당파를 붕당(朋黨)이라 한다. 주역(周易)군자는 붕우와 함께 (도의를) 강습한다(君子以朋友講習)”는 구절이 나온다.

이를 동문(同門)이 붕이요, 동지(同志)는 우라고 풀이했다. 스승이 같으면 붕, 뜻이 같으면 우인 셈이다.

친구는 종류도 다양하다. 잘못을 솔직히 충고해 주는 친구는 쟁우(諍友), 도움이 되는 친구가 익우(益友), 나이에 거리낌 없이 허물없이 사귀면 망년교(忘年交).

 

 

 

언제보아도 반듯한 자세

 

새해 아침, 필자는 망년교(忘年交) 안명진(경남지체장애인협회 합천군봉산면 분회장)을 만나기 위해, 합천행 버스를 탔다.

안명진 친구는 봉산면 소재지에서 정유슈퍼를 운영한다. 몇 달전 로또복권방을 개설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가게에들러 축하를 해줘야지 하면서도 차일피 마루다가 마침내 새해 아침, 그의 가게를 찾게된 것이다.

합천군 봉산면에는 합천호가 있다. 유역 면적은 925이며 만수위때의 수면 면적은 25이다. 198812월합천군 대병면 상천리와 대병면 창리 사이의 황강 협곡에 높이 96m, 길이 472m의 다목적 댐인 합천댐이 건설됨으로써 등장된 저수지로서 총저수량은 79,000t이다.

홍수조절 및 생활 및 농·공업 용수와 전력 생산에 이용되는 합천호는 홍수 조절용으로 연간 8,000t, 생활 및 공업 용수로 연간 52,000t, 농업 용수로 연간 3,200t을 공급하고 있다.

또한 황강 및 낙동강 본류의 하천 유지수로 연간 4,700t을 흘러보내고 있다. 짙은 산림으로 드리워진 수많은 깊은 계곡과 함께 수려한 경관을 뽐내고 있고 호반은 국민 관광지로 지정되어 있다.

특히 호반의 남쪽과 북쪽에 자리잡고 있는 회암지구 관광지와 새터지구 관광지는 경남 내륙지방의 관광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버스는 정유슈퍼 앞에서 멈췄다. 안명진 친구가 두 팔 벌여 필자를 반겨준다.

새해 좋은 꿈 꾸셨습니까? 우리 집 원두커피가 아주 맛 있는데 한 잔 드실랍니꺼?”

안명진 친구는 언제보아도 반듯한 자세, 정감 어린 목소리다.

제일먼저 로또 복권을 한 장 샀다. 정유슈퍼 벽에는 로또 명당이라는 팻말이 붙여져 있다.

. 우리가게에서 3등이 당첨됐심니더, 봉산면 터가 워낙 좋아 금년에는 1등이 나올겁니다 하하하.”

 

이를 합쳐서 봉황이라 한다

 

 

안명진 친구 복권방은 앞서 이야기했지만 합천군 봉산면에 있다. 봉을 한문으로 쓰면 !

자는 봉새봉황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봉황은 상서롭고 고귀한 뜻을 지닌 새이기는 하나 실존하는 새는 아니다.

고대 중국에서는 기린, 거북, 용과 함께 봉황을 사령(四靈)의 하나로 여겼다. 수컷은 봉(), 암컷은 황()이라고 하는데, 이를 합쳐서 봉황이라 한다.

산 봉우리가 봉황처럼 꿋꿋하게 웅장하게 서 있는 모양을 봉치(鳳峙), 목과 날개가 붉은 봉황을 단봉(丹鳳), 아름다운 봉황을 채봉(彩鳳), 상상의 신령스러운 새인 난새와 봉황을 난봉(鸞鳳), 털이 흰 봉황을 백봉(白鳳), 용 고기로 맛을 낸 요리와 봉새로 끓인 탕이라는 뜻으로 맛이 매우 좋은 음식을 가리키는 말을 용미봉탕(龍味鳳湯), 봉황이 산의 동쪽에서 운다는 뜻으로 천하가 태평할 조짐으로 뛰어난 행위를 칭찬하는 말을 봉명조양(鳳鳴朝陽), 두 마리의 봉황이 나란히 날아간다는 뜻으로 형제가 함께 영달하다는 양봉제비(兩鳳齊飛), 용을 끌어잡고 봉왕에게 붙는다는 뜻으로 세력 있는 사람을 의지하여 붙좇음을 반룡부봉(攀龍附鳳), 뛰어오르는 도롱뇽과 날아오르는 봉황이라는 뜻으로 재능이 많은 사람이라는 등교기봉(騰蛟起鳳) 등에 쓰인다.

안명진 친구가 말한다. “봉산면 지명에 서기가 어려 있지요. 아참, 합천에서 제일 우수한 막걸 리가 봉산면 도가에서 만든 막걸리입니다, 가실 때 한 통 들고 가세요.”

안명진 친구는 지난해 합천군지체장애인협회 사무국장 일을 맡았는데 정말 헌신적으로 일했다.

20191017, 경남지체장애인협회 합천군지회(회장 김홍기)는 오전 750분부터 합천군청 사거리에서 지체장애인과 장애인활동보조인 등 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장애인전용주차구역 지키기캠페인을 진행했다.

쌀쌀해진 날씨에도 장애인주차구역을 홍보하기 위해 많은 장애인들이 참여해 지나가는 행인들과 운전자들에게 홍보물과 물티슈를 나눠주며 캠페인에 나섰다.

이날 안명진 친구는 지나가는 군민들에게 장애인전용주차구역 지키기캠페인 취지를 설명했다.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은 주차가능장애인자동차 표지를 부착한 차량에 보행상장애인이 탑승한 경우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반할 경우 과태료 10만원이 부과되며, 장애인전용주차구역에 물건을 쌓거나 두면 이상의 주차구역을 차지하는 등 주차 방해행위를 할 경우에는 5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장애인전용주차구역 주차위반이나 주차방해를 발견하면 생활불편신고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누구나, 언제든 신고할 수 있습니다.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은 보행이 불편한 장애인을 위한 구역인 만큼 공공기관 뿐만 아니라 민간 주차장에서도 장애인전용주차구역 지키기에 동참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한편 안명진 친구는 향리 봉산면에서 매년 봄이 되면 벚꽃축제를 리드한다.

올 봄에 꼭 봉산면 벚꽃축제 구경 오세요, 봉산면 벚꽃 하동 쌍계사 벚꽃보다 훨씬 아름답습니다.”

-그래 경자년 2020년 안명진 형의 꿈은 뭔가요?

별로 없습니다, 그냥 평상심으로 하루하루 사는 거지요. 소원이 하나 있다면 우리 복권방에서 1등이 속출, 우리 가게가 전국 최고 복권명당터로 등재되는 겁니다. 하하하, 그냥 희망사항입니다.”

안 형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데, 마을 할배가 가게로 들어와 복권을 산다.

어이 젊은 친구, 어제 돼지가 나한테 달려와 목을 무는 꿈을 꿨는데, 이기말이여 길몽이라는 기라, 그래서 오늘 복권 한 장 사볼라꼬 이렇게 안 왔나!”

안명진 친구의 복권 가게가 융성하길 기원하면서, 필자는 봉산면을 빠져 나왔다.

 

“소원이 하나 있다면 우리 복권방에서 1등이 속출, 우리 가게가 전국 최고 복권명당터로 등재되는 겁니다. 하하하, 그냥 희망사항입니다.”

 

안 형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마을 할배가 가게로 들어와 복권을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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