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함양시장 설날특집. 제사상에 올릴 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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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함양시장 설날특집. 제사상에 올릴 조기
  • 지리산힐링신문
  • 승인 2020.01.22 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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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조기를 ‘관자’에 나오는 사유(四維)와 비유해 사덕(四德)이라 칭하기도 한다. 첫째는 머리에 2개의 이석(石首魚)을 가지고 있어 수평을 유지하니 예(禮)가 바르고, 소금에 절여도 굽지 않으니 의(義)가 있고, 내장이 깨끗하여 염(廉), 비린 것 옆에 가지 않으니 부끄러움(恥)을 안다고 했다. 또 한자어로는 ‘정주굴비’(靜洲屈非)란 유래를 가지고 있어 ‘비굴하지 않다’는 뜻을 지녔다. 그리고 조기(朝氣ㆍ助氣)라 하여 한방에서는 비장과 위장의 기를 돕는다 하였다.

설날특집

 

 

 

 

 

설날특집

 

 

 

조기

 

 

 

 

인천 최초의 의학박사인 고(故) 한옹 신태범 박사의 조기 상찬(賞讚)이다. 조기는 서해안을 대표하는 생선이다. ‘조기’(助氣)란 이름부터 특이하다. 사람에게 기(氣)를 북돋워주는 효험이 있다는 의미다. 석수어(石首魚)라고도 불린다.

머리에 돌같이 단단한 2개의 뼈가 있어서다. 분류학상 민어과 생선으로, 부세·흑조기·황강달이·민어도 민어과에 속한다.

조기는 배 상단의 옆선(흰색 2줄)이 두껍고 선명한 반면 부세는 옆선이 약하고 희미하다. 조기는 참조기·후조기·보구치 등으로 나뉜다. 이 중 대표 격인 참조기는 노란색에 입술이 불그스름하고 몸통이 통통하다.

김기영(여행작가)

 

 

 

 

조기를 관자에 나오는 사유(四維)와 비유해 사덕(四德)이라 칭하기도 한다. 첫째는 머리에 2개의 이석(石首魚)을 가지고 있어 수평을 유지하니 예()가 바르고, 소금에 절여도 굽지 않으니 의()가 있고, 내장이 깨끗하여 염(), 비린 것 옆에 가지 않으니 부끄러움()을 안다고 했다. 또 한자어로는 정주굴비’(靜洲屈非)란 유래를 가지고 있어 비굴하지 않다는 뜻을 지녔다. 그리고 조기(朝氣助氣)라 하여 한방에서는 비장과 위장의 기를 돕는다 하였다.

통보리 항아리에 묻어둔 오가재비 굴비 한 마리를 찜하여 참기름고추장에 물만밥을 먹던 여름날의 그 입맛이야말로 이젠 가닥가닥 서러움으로 남는다.

송수권(시인)

 

 

 

 

 

 

 


조기는 고려시대에도 이미 흔한 생선이었다. 목은 이색은 고려 말의 관리 민안인(13431398)이 보낸 술과 말린 조기를 선물로 받고 잔비늘의 물고기, 석수(조기)라 하는데, 말린 고기의 맛이 저절로 깊다고 했다(‘목은시고’). 조선 초기의 문신 김종직(14311492)봄꽃 비단같이 아름다울 때 돌아와, 반드시 몽산(蒙山)의 석수어를 보리라고 했다. 조선 초기에 이미 매년 3, 4(음력)이면 전국에서 상선이 몰려와 몽산포 부근에서 석수어를 잡아 말리는데 서봉 밑에서부터 꼭대기까지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라고 했다.

중국인들은 우리와 달리 조기를 널리 먹지 않았다. 고종 10(1873) 5, ‘중국 배들의 서해 불법 어로작업이 문제가 된다. 고종이 신하들에게 묻는다. “물고기는 어디서 잡히며 중국 배(唐船·당선)들은 어디서 작업을 하는가?” 신하들이 답한다. “청어는 장연, 풍천, 옹진 등 5곳에서 많이 나고 석어(조기)는 해주와 연평 바다에서 나는데 당선은 오로지 장연 등 5곳에서 물고기를 잡습니다. 석어를 잡으러 연평에 오는 일은 없습니다.”(‘승정원일기’)

조기는 많이 잡혀 흔하니 가난한 선비들도 널리 먹었다. 실학자로 호남 순천에서 여생을 보낸 위백규는 1791(정조 15) 늦봄, 12명과 전남 장흥 사자산으로 나들이를 떠난다. 이때 마련한 음식이 존재집에 상세하게 나와 있다. ‘(삼해주)과 안줏거리로 석수어를 구웠으며, 쌀밥과 청태(靑苔·)를 싸들고 나란히 함께 산에 올랐다.’

조선 초기의 문신 남효온도 추강집에서 ‘(박연폭포를 보러 갔다) 길을 잃고 배가 고파 석수어를 먹고, 적멸암에 올라 무 뿌리를 먹었다고 했다.

조기와 민어는 사촌쯤 되는 물고기로 둘 다 민어과의 생선이다. ‘정자통’ ‘해동역사등에서 밝히는 민어, 조기 이름에 대한 유래는 비슷하다. 석수어는 면어()’. ‘()’()’의 중국 발음이 비슷하니 민어라고 불렀다. 큰 것과 작은 것이 있는데 큰 것은 민어라 하고 작은 것은 조기라 한다고 했다. ‘민어(民魚)’백성 민()’을 두고 온 백성이 널리 먹었던 생선이어서 민어라고 말하는 것도 우습고, 조기를 助氣라고 쓰고 기운을 북돋워주는 생선이라고 말하는 것도 엉터리다.

산림경제에서는 조기는 서해에서 나는데 입맛을 돋워주고 기운을 높인다. 말린 것은 몸속의 묵은 음식물을 내보낸다. 순채와 더불어 국을 끓이면 좋다고 했다. 음식은 약이 아니다. 조기가 기운을 높여주듯이 다른 생선, 먹을거리도 마찬가지로 몸의 기운을 북돋운다. 잘 지은 밥이 몸의 기운을 북돋우지만 약은 아니다.

황광해(음식평론가)

 

 굴비는 조기 철에 말려두었다가 여름의 별미로 먹었다. 서울내기들의 오랜 풍습이다. 굴비 장수가 굴비 두름을 메고 서울 구석구석을 돌아다녔다. 굴비를 파는 이들은 새우젓 장수가 겸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늘 우리 동네를 다니던 코맹맹이 소리를 내던 그 굴비장수의 목소리가 귀에 생생하다.

박찬일(셰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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