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태해장국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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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해장국집
  • 지리산힐링신문
  • 승인 2019.12.22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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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6시 아침식사, 해장국의 명가

 

 

 

 

○…인산(仁山) 김일훈 옹이 쓴 ‘신약’에 명태 이야기가 자주 등장한다.

“명태는 천상(天上) 여성정의 수정 수기를 받아 태어나 바닷 속의 수정 수기로 생장한다.” 무슨 말인고 하면 명태는 우주의 기운을 받고 태어난 슈퍼에너지 물고기라는 거다! 인산은 말한다. “연탄가스에 중독 되어 사경(死境)을 헤맬 때 마른 명태 5마리를 푹 달여 그 국물을 계속 떠 넣어 주면 숨 떨어지기 전에는 거의 모두 소생한다”

지리산함양시장에 강원도 미시령에서 건조한 황태해장국집이 있다. 황태란 명태의 내장을 꺼내고 깨끗이 씻어 말린 것을 말한다. 황태는 살이 노랗고 솜방망이처럼 연하게 부풀어 맛이 담백하고 비린내가 나지 않고 고소한 것이 특징이다. 이 식당 황태해장국이 함양주당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황태해장국은 어떻게 조리를 하나?

“황태를 물에 불린 후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놓고 두부도 같은 크기로 썰지요. 표고버섯은 채 썰어 놓고 대파는 어슷어슷하게 썰어 놓습니다. 모시조개는 해감을 시켜 놓고 콩나물은 거두절미하고 마늘은 다져 놓습니다. 냄비에 무와 명태 머리, 뼈를 넣어 육수를 뽑습니다. 냄비에 육수를 넣고 끓으면 황태와 준비한 재료를 넣어 푹 끓인 후 새우젓, 소금과 후춧가루를 넣어 다시 한번 끓어나면 달걀로 마무리 합니다”

인산 선생이 극찬한 황태해장국을 먹으면서, 오현명 선생이 노래한 ‘명태-양명문 작사, 변훈 작곡.’를 불러보자.

“검푸른 바다, 바다 밑에서 줄지어 떼지어 찬물을 호흡하고

길이나 대구리가 클 대로 컸을 때 내 사랑하는 짝들과

노상 꼬리치고 춤추며 밀려 다니다가

어떤 어진 어부의 그물에 걸리어 살기 좋다는 원산 구경이나 한 후 이집트의 왕처럼 미이라가 됐을 때

어떤 외롭고 가난한 시인이  밤 늦게 시를 쓰다가 쐬주를 마실 때

그의 시가 되어도 좋다 그의 안주가 되어도 좋다 짜악 짝 찢어지어 내 몸은 없어질지라도

내 이름만은 남아 있으리라 명태, 명태 라고

이 세상에 남아 있으리라”

황태란 무엇인가?

황태는 매서운 겨울철 눈보라와 청정한 봄바람 속에서 말리는 명태를 말한다. 겨울밤이면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지는 매서운 추위에 명태는 순식간에 얼어붙는다. 낮에는 따스한 햇볕에 녹는다. 이렇게 `얼다 녹다를 반복하면서 황태가 탄생한다. 서너 달을 계속 하면 속살이 노랗게 변해 황태라는 이름을 얻는다. 덕장에서는 4월까지 일이 이어진다. 수만 평의 대지 위에 동해에서 갓 잡아온 명태를 빼곡히 널어 말리는 황태덕장에 들어서면 강원도 산간 마을의 겨울 정취를 한껏 느낄 수 있다.

국내의 황태덕장 명소는 대관령 아래 평창군 도암면 횡계리 일대, 진부령이 가까운 인제군 북면 용대리, 고성군 거진항 주변 등이다. 12월이면 통나무를 이어 덕장을 만들고 1월 초부터 본격적으로 황태를 말리기 시작한다. 황태를 만드는데 가장 중요한 구성요소는 겨울 추위와 봄바람이다.

명태가 언 상태를 15∼20일은 유지해야 황태의 모양이 갖춰진다.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황태덕장 마을은 대관령 서쪽편, 용평스키장 입구인 횡계리의 송천주변이다. 진부령 아래 용대리보다도 먼저 이 곳에 황태 덕장이 들어섰으니 황태마을의 원조인 셈이다. 용평스키장 초입에 있는 횡계 황태덕장은 겨울철이면 1백만 마리의 황태를 널어 말린다. 개천을 따라 펼쳐진 너른 구릉지대가 온통 황태밭으로 변한다. 예전에는 동해에서 수송된 명태를 이곳 송천에서 씻었지만 몇년 전부터는 환경오염을 우려, 아예 바닷가에서 씻어 오고 이 곳에서는 말리기만 한다.

횡계리에는 1리부터 13리까지 열세개의 마을이 있는데, 해마다 덕장이 들어서는 곳은 5리와 8리이고 그 밖의 마을은 해마다 사정이 다르다. 덕장의 수는 20개 정도이지만 명태 어획고가 줄어들고 횡계 일대에 도로가 자꾸 늘어나는데다 하천 주변이 정리되면서 덕장 면적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황태를 만들다가 잘못 된 것들의 이름은 날이 추워서 하얗게 된 것은 백태, 날이 따뜻해서 검게 된 것은 먹태, 몸통이 잘린 것은 파태, 머리가 없어진 것은 무두태라고 한다.

이 가운데 파태나 무두태는 잘게잘게 찢겨져 황태채라는 이름으로 팔린다. 가장 좋은 것은 역시 잘 얼었다 잘 말라 노르스름해진 황태로 몸체가 타원형을 그린 통통한 것이다. 덕장 주인과 황태 주인이 각기 따로 있는 경우가 많은데 덕장 주인은 덕주, 황태 주인은 화주라고 불린다. 횡계리로 오는 명태는 대개 주문진에서 내장을 빼고 코를 꿰고 세척까지 마친 채 그냥 덕대에 걸기만 하면 되는 상태로 온 것들이다.

주문진항에서는 여자들이 새벽 2시부터 명태 다듬기 작업을 시작한다. 화물차에 실리는 시각은 새벽 5시, 횡계에 오면 새벽 6시. 이후 오전 11시까지 덕대에 거는 작업이 지속된다. 덕대(덕목)에 명태를 거는 작업은 상덕이라고 한다. 상품화 단계에서 싸리나무로 코를 꿰는데 이를 관태라고 하며 싸리나무는 강원도 전방 부근에서 상인들이 수집한 것들이다. 몸집이 큰 황태는 10마리, 작은 것은 20마리씩 묶는다. 횡계리에서 황태덕장도 구경하고 황태도 살 수 있는 곳으로는 횡계리 도로변의 황태를 파는 집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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