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관 교장선생님은 만능예술가!
상태바
조명관 교장선생님은 만능예술가!
  • 지리산힐링신문
  • 승인 2020.01.16 18: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각 서예 야생화 사진에 몰두
천왕봉 산악회장으로 활약

 

취재 사진/조광환 기자kwa1655@hanmail.net

 

 

함양()은 서각(書刻)의 본향이다. 매년 5월이면 정자문화와 함께 하는 서각대전을 연다. 함양이 배출한 서각 명인으로는 남사(南史) 송문영, 기당(箕堂) 김원식, 성수큰스님의 제자 황대선원 주지 스님, 조명관 전 서하초등학교 교장선생님 등이 있다. 서각은 글자 그대로 글 , 새길 , 즉 문자를 나무나 기타 재료에 새기는 것을 말한다. 서각(書刻) 기법은 크게 나누어 음각과 양각 두 종류가 있는데, 세분하여 음각에는 음양각 ,음평각 두 가지가 있다. 조명관 선생님을 만나 서각의 묘미에 대해 알아봤다.

서각을 하다보면, 집중력이 향상되고 치매예방에 아주 좋습니다. 고도의 집중력과 내면의 예술적 감각을 깨워 만병의 원인인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 있습니다. 인격수양에도 그만 이지요.”

-서각의 표현방법으로 음각과 양각이 있는데 이를 설명한다면?

음각(陰刻)은 문자의 선, , 획 등이 음()으로 표현하는 방법, 즉 글자를 파내는 것입니다. 음각에는 음선각과 음평각이 있는데, 음선각(陰船刻)은 서체를 파서 들어가는 방법이지요

. 우리 전통 각법의 가장 기본적인 각법이며 45도의 칼질로 보편적으로 작은 글씨나 그림을 표현할 때 많이 사용하는 각법입니다. 음평각(陰平刻)은 큰 글씨를 90도로 적당한 깊이로 칼질해 다듬는 기법이구요.

양각(陽刻)은 음각과 반대로 문자 즉, 글씨를 새길 때 사용하는 걸 말합니다. 양각은 넷으로 나뉩니다. 양평각(陽平刻)-일반적으로 양각이라고 한다. 양변각(陽邊刻)-솟아 오른 자면에 산각(山刻)을 하는 기법 양환각(陽丸刻)-솟아 오른 자면의 모서리를 없애고 둥근 모양으로 표현하는 기법 양음환각(陽陰丸刻)-솟아 오른 자면에 음환각을 다시 표현하는 기법이지요.“

-선생님께서는 서각을 어떻게 정의합니까?

서각은 서예 회화 조형물들을 융합시켜 mix &match(믹스 앤 매치)로 연결하면서 조화로운 작품이 제작되어야 하는 고도의 미적철학을 요구하는 예술장르이지요.”

 

-선생님께서 즐겨 서각하는 사자성어는?

성철 스님께서 이승에 계실 때 제자들에게 자주 들려줬던 불기자심입니다. 不欺自心 (불기자심), '자기 마음을 속이지 마라'

1970년 초,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고시공부를 하던 한 청년이 해인사 백련암 성철 스님(1912~1993)을 찾아갔다.

스님, 좌우명을 하나 주십시오.”삼천배로 녹초가 된 청년에게 스님이 말했다.

쏙이지 말그래이.” 굉장한 한 말씀을 기대했던 청년은 투박한 경상도 사투리로 툭 던지는 스님의 말에 실망해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 좌우명이 그래 무겁나. 무겁거든 내려놓고 가거라.”

청년은 그 길로 머리를 깎고 출가했다.

성철 스님이 입적할 때까지 꼬박 20년을 곁에서 모셨던 원택스님 이야기다.

不欺自心’. '자기 마음을 속이지 마라는 본래 성철스님 자신의 화두였다. 가끔 휘호로도 썼다고 한다. 백련암에는 성철 스님이 쓴 이 휘호가 액자로 걸려 있다.

조명관 선생님의 또다른 서각작품에는 深思敏行(심사민행), 깊이 생각하고 민첩하게 행하라가 새겨져 있다.

-선생님께서는 함양군사진작가협회 회장도 맡았더군요? 작품이 대단합디다.

과찬의 말씀. 학교를 마치고(퇴직), 소일 삼아 카메라와 벗삼아 천하주유를 하고 있습니다,”

-주로 어떤 사진을?

저는 야생화가 좋더군요

 

필자는 조명관 작가의 야생화 사진을 보면서 상념에 잠겼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은 어떤 꽃일까? 장미? 백합? 모란? 아니다. 영화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에 이런 장면이 나온다. 말썽꾸러기에다 가난하고 어린 주인공 제제는 못생긴 담임선생님의 꽃병에만 꽃이 꽂혀 있지 않다는 사실에 마음이 아팠다. 제제는 남의 집 정원에서 주인 몰래 꽃을 꺾어 선생님 꽃병에 꽂아 드리다 들통이 난다. 결국 제제는 자신을 사랑해 주는 못생긴 담임선생님께 더 이상 꽃을 드리지 못하게 된다. 제제는 선생님에게 더 이상 꽃을 훔치지 않겠다고 약속하며 이렇게 말한다.

약속해요, 선생님, 하지만 꽃병은요? 늘 비어 있어 하나요?”

제제의 물음에 선생님은 대답한다.

이 병은 결코 비어 있지 않아. 난 이 병을 볼 때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을 보게 될 거야. 그리고 이렇게 생각할 거야. 내게 꽃을 가져다 준 이 아이는 세상에서 가장 착한 나의 학생이라고 그럼 됐지?”

그렇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은 마음의 눈으로 보는 꽃이다. 꽃병에 꽃이 없어도 마음으로 보게 되면 꽃은 활짝 피어난다. 사랑으로 충만한 마음에서 피는 꽃이야 말로 세상 그 어느 꽃보다 최고로 아름다운 꽃인 것이다.

 

이 쯤에서 조명관 선생님의 약력을 소개한다. 안의초 중 고, 진주교대를 나왔다. 교육자 시절, 2011년 안의초 교장시절, 4, 5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안의향교에서 주최하는 인성교육을 실시했다.

201011월에는 안의초등학교 전교생을 스키장으로 데려갔다.
당시 신문보도내용을 소개한다.
안의초등학교(교장 조명관)는 겨울을 맞아 21일부터 23일까지 23일동안 전교생과 병설유치원 원아를 대상으로 무주리조트에서 농어촌 연중 돌봄학교 프로그램인 흰 눈 사이로(스키와 썰매 캠프)’를 실시하였다.

흰 눈 사이로프로그램은 경비를 전액 지원하는 점과 산골 아이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스키 체험을 친구들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만족도가 매우 높은 돌봄 프로그램 중 하나다.

무주리조트에 도착한 안의초 어린이들은 준비운동을 시작으로 하여 스키와 썰매 체험과 관련된 안전교육을 받았다. 드디어 눈썰매와 스키 체험 활동이 시작되었다. 특히 스키의 경우 4~6학년 학생들 모두가 스키체험 기본교육은 물론 초중급 슬로프 체험, 스피치 슬로프 체험 등 전문적인 교육이 이루어져 스키에 대한 아이들의 배움의 열정이 넘쳤다. 스키를 처음 타 본 아이들도 얼마 지나지 않아 흰 눈 사이로 즐겁게 스키를 탔다. 또한 2일 째 밤에는 낭만의 밤이라는 주제로 레크레이션 및 장기자랑도 하고, 희망자에 한해 야간스키를 즐기며 2011학년도 학교생활의 마지막 멋진 추억을 쌓았다.“

 

인터뷰를 마치고 우리는 안의면 별미집 삼일식당에서 갈비탕을 먹었다.

-평생 교육자로 살면서 보람찬 날들이 많았군요. 요즘 산에 가시죠?

천왕봉 산악회 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등산은 오직 자연만을 무대로 하며, 거의 자연만을 상대한다는 점에서 다른 옥외 스포츠와는 다르지요. 위험은 등산이 갖추고 있는 고유한 속성으로서, 등산가는 이러한 위험한 상황 속에서 자신의 용기·기지·기량·체력·능력·정력 등을 힘껏 시험하며 짜릿한 전율을 맛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등산은 다른 스포츠보다도 집단활동의 성격을 더 많이 갖고 있지요.

각 대원은 모든 단계에서 자신이 속한 등반대의 목적달성을 위해 상부상조해야 하는데, 대부분의 등산가들은 산꼭대기를 '정복'하는 것만이 아니라, 강렬한 개인적인 노력, 꾸준히 숙달되는 기술, 웅장한 자연과의 접촉 등이 가져다주는 육체적·정신적 만족에서도 등산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더군요.“

점심식사가 끝났다. 헤어질 때 교장선생님은 말한다.

안의면 황곡에서 태어나, 안의면에서 여생을 마칠 것같아 무척 행복하네요

기백산 정기를 받아 오래 살 것같다고 너털웃음을 짓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