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 가장 아름다운 봉사! 매학(梅鶴) 경로당 찾은 “아이코리아” 회원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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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 가장 아름다운 봉사! 매학(梅鶴) 경로당 찾은 “아이코리아” 회원님들
  • 지리산힐링신문
  • 승인 2022.06.12 0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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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사진=조광환기자kwa1655@hanmail.net

 

 

 

 

여기는 거창군 고제면 매학길.

(행정구역으로는 궁항리 학림. 매학 방학 임당 세(3) 마을을 광복후, 합하여 학림이라 했다. 300여년전 합천이씨들이 들어와 마을을 이뤘다고 한다. 매학(梅鶴)은 이곳에 매화나무와 학들이 있었다한다.)

매학길 뒤편에 두류봉이 있다. 마을 북서쪽에 솟은 높이 932미터의 산으로 남북으로 뻗은, 능선이 큰골과 작은 골의 경계를 이룬다.

611일 토요일, 거창군의 봉사단체 아이코라아 회원들이 심산유곡 고제면 매학길에 위치한 매학경로당을 찾았다. 아이코리아 회원들이 상치, 편육, 바나나, 잡채, 바람떡 부추찌짐 맛나는 음식들을 정성껏 준비해와 노인들을 섬긴다.

매학경로당 할머니가 수저로 바람떡을 접어 입에 넣는다. 한 입 베어 물면 바람이 후루룩 빠져서 바람떡이라고도 부른다.

 

 

흰절편만으로 만들기도 하나(흰개피떡), 쑥을 삶아 한데 섞어 절구에 짓찧어 비취빛이 나게 하기도 하고(쑥개피떡), 송기(소나무 속껍질을 삶아 찧어 솜처럼 피운 것으로 분홍빛이 남)를 넣고 절구에 쳐서 만들기도 한다(송기개피떡). 작은 보시기나 종지로 눌러 찍는데 갸름한 초승달처럼 만들어 2개를 붙이면 쌍개피떡, 셋을 붙이면 셋붙이떡이 된다.

아이코리아가 준비해온 정구지찌짐이 맛나 보인다. 사람들은 부추전이라고 부르지만 필자는 정구지 찌짐이라고 명명하겠다, 상 위에 놓여진 정구지찌짐을 보니 언젠가 어느 주부가 쓴 정구지찌짐에 대한 추억이 생각났다.

같이 읽어보자.

 

 

굵은 장대비가 밤새 쏟아지더니 낮에도 이어집니다. 끊이지 않는 빗줄기를 바라보다가 나는 냉장고 속을 뒤집었습니다. 정구지, 청양고추, 계란, 물오징어를 꺼내 손질하고 양푼에 밀가루를 풀어 손질한 재료들을 섞어 프라이팬을 달굽니다.

 

기름을 두른 뒤, 한 국자 크게 떠서 둥글게 펼칩니다. 마치 양철 지붕 위에 갑자기 굵은 소낙비가 떨어지는 듯한 요란한 소리가 납니다. 이윽고 고소한 기름 냄새, 향긋한 정구지향, 매콤한 청양고추 냄새, 구수한 물오징어 익는 냄새까지 어우러져 비 사이로 퍼져 나갑니다. 그 사이로 카랑카랑한 아버지의 음성이 들리는 듯합니다. “숙아, 정구지찌짐 좀 사오너라.”

 

그때 저는 국민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 진학도 하지 못한 채였었죠. 아버지는 우체국에서 근무하시다 한약재 무역업과 약전시장에서 한약방을 운영하셨고, 서문시장에서 포목점도 두 군데나 경영했지요. 하지만 연이은 화재와 보증 선 친구의 부도, 거기에 엄마의 갑작스러운 죽음까지 계속된 불운으로 한동안 온 집안이 무겁고 우울한 공기로 가득했습니다.

근처 시장에서 정구지찌짐을 사다 드리면, 아버지는 막걸리 한 잔을 보태 마당 한쪽 꽃밭의 흥건히 젖은 꽃들을 망연히 바라보곤 하셨죠. 집 안은 내리는 빗소리만 가득했습니다. 올망졸망 육 남매가 안쓰러워서인지 엄마 대신 여든일곱까지 우리를 홀로 지켜주셨던 아버지는 십수 년 전 우리 곁을 떠나셨지요.

제가 대구를 떠나 서울에 올라온 지도 삼십여 년이 지났습니다. 아직도 비가 오면 서울 사람들이 말하는 부추전이 아닌 정구지찌짐을 굽습니다. 아버지의 힘겨웠던 시간을 위로해준 정구지찌짐을. 그 좋아하시던 정구지찌짐을.“

매학경로당 할머니가, 젓가락을 집어 오색찬란 잡채를 오물오물 잡수신다. 잡채 주재료는 당면이다.

당면을 호면(胡麵)이라고도 한다. 원료 녹말의 일부를 먼저 열탕에 반죽하여 풀처럼 만들고, 여기에 나머지 녹말을 부어 저으면서 40정도의 더운물을 붓고 치대어 구멍이 많이 뚫린 용기(국수틀)를 통해 끓는 물이 있는 솥에 넣는다. 국수가 익어 떠오르면 건져내어 물통에 넣고 식힌 다음 얼린다. 이것을 다시 냉수에 녹여 햇볕에 말린 후 제품화한다. 당면의 녹말을 만드는 과정에서 일단 알파화(α)되었다가 제품화되었을 때는 다시 베타화(β)되어 있으므로 열을 가하여 먹어야 한다. 탕요리 ·전골요리 ·잡채요리 등에 두루 쓰인다.

 

이날 매학경로당 노친네님들은 진수성찬 아이아코리아가 준비해온 지구상에서 가장 맛나고 정성드린 음식을 즐겼다. 이날 행사는 아이코리아 거창군지부 회원들이 상시적으로 펼치는 지역봉사활동의 일환이라고 한다.

 

아이코리아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교육환경 개선과 건전한 성장을 돕기 위해 1981년에 설립된 비영리 공익법인이다. 전국에 있는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적합한 고등학생을 추천받아 장학금을 지원하고, 선발된 장학생들이 안정적으로 학업 및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하여 아이코리아 회원들이 곁에서 격려하며 정서적인 지원도 함께하고 있다.

아이코리아 거창지회는 계속해서 거창군 지역 경로당을 찾아 봉사활동을 전개하며 장학금을 통해 학생들이 꿈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격려하고 지원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Martin Hurkens - Ave Maria (L1)

L1

조회수 728만회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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