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인 전군수가 사랑했던 오펜바흐의 ‘천국과 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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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인 전군수가 사랑했던 오펜바흐의 ‘천국과 지옥’
  • 지리산힐링신문
  • 승인 2022.01.29 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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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술 정리=조광환

 

모든 예술은 음악을 동경한다.” 쇼펜하우어의 말이다. 음악은 인간의 삶 깊숙이 배어있다. 슬플 때나 기쁠 때나 인간은 음악을 듣는다.

그리스로마신화 해설로 이름 높은 고 이윤기(번역가 소설가)는 말한다베토벤의 합창교향곡을 들을 때, 우리는 정장(正裝)을 하고 감상해야 한다. 그 위대함 앞에서 그것이 최소한의 예의다

양동인 전 거창군수는 말한다그렇다, 나는 베토벤 음악을 감상할 때 성경 한 구절을 정성껏 읽듯이 그런 자세로 듣는다

누가 그랬던가?  한 세월을 풍미하고 이제는 중년이 된 사람들, 그들의 삶을 붙드는 가장 강력한 끈은 취미다. 취미는 중년 남성들이 자기 인생을 근사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취미는 자신을 의미 있는 존재로 만드는 데 일조한다. 소득으로 돌아오지 않는 것을 열심히 할 때 삶의 내용이 채워진다.

여러 취미 중에 가장 고상(?) 란 것이 클래식이다. 파도 파도 팔 게 더 있다. 그 과정에서 무수히 많은 문화적 충격을 받을 수 있다. 양동인 전 거창군수는 자타가 공인하는 클래식 마니아이다.

새해를 맞이하여 지리산힐링신문 품격을 업그레이드시키기 위해 어렵사리 다리를 놓아 양동인 전 거창군수를 만났다. “군수님, 서부경남 독자들을 위해 군수님이 생각하는 클래식 군수님이 좋아하는 클래식은 무엇인가? 보잘것없는 매체, 지리산힐링신문에 지상 클래식 음악강좌 한번 열어봅시다라고 떼를 부렸다. “허허, 내가 글을 쓸 줄 아나? 그냥 취미로 음악을 감상하지 글을 쓰는데에는 조예가 없소, 글쎄

따뜻한 미소로 말씀하신다.

코로나로 지친 군민들에게 군수님이 들려주는 클래식 이야기 큰 힘이 될 것같습니다, 일단 편안하게 구술로 한번 해봅시다.”

글세, 난 말일쎄 글을 잘, 허허, 클래식 스토리를 들려달라? 거창군민을 위해? 허허 내가 그럴 자격이 있겠나? 일단 집에 가서 한번 생각해보쿠마, 정리가 되면 조광환 기자에게 구술해주쿠마

며칠후 군수님으로부터 구술이 왔다. 수정가감없이 육성 그대로 싣는다

 

양동인 전 거창군수, 부산대법대를 졸업했다 

 

제목은 음악과 나

 

음악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모르겠다. 어쩌면 있을지도.) 우리는 초등학교 때부터 풍금(피아노?)소리에 맞춰 노래부르고 도래미파를 공부하고 또 그렇게 해서 음악과 친하게 되는 게 보통이 아니었던가.

나도 그랬다.

음악을 좋아했지만 악기를 연주한다던가 다양한 음악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아니 전혀 없었다. 그래서 늘 흥얼거리던 노래는 형님,누나,친구들이 즐겨부르는 유행가가 대부분이었다.

그런 음악취향이 고등학교를 진학하게 되어서는 외국의 팝송으로 옮아가고 우리 유행가와는 사뭇 다른 팝송의 매력에 푹 빠져있던 그 무렵. 고등학교 시절 음악선생님이 좀 색다른 분이 계셨다. 그 선생님은 당신께서 직접 집에서 전축을 가져다 음악실에 비치해 두셨는데 음악시간이 되면 선생님이 손수 LP를 한 장 손질해서 턴테이블에 얹어 음악을 들려 주셨다.

공부하느라 다들 피곤할텐데 음악시간은 쉬는 시간으로 생각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듣고, 듣다가 잠이 오면 자도 좋다.”라는 말씀과 함께. 선생님은 작곡가, 교향곡 등 작품, 작곡 배경 등을 짤막하게 설명해 주셨는데 그럼 말씀이 전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1분도 안돼 모두들 잠자기 일쑤였다.

세월이 흘러 해군중위 제대 말년 무렵, 면세품 구입혜택을 받을 기회가 있어 어렵 어렵게 인켈 전축을 구입했다. 그때 부산에서는 FM 스테레오방송이 막 시작되던 무렵이라 다이얼을 이곳저곳 돌려보고 있는데 문득 귀에 친숙하게 익은 멜로디가 방송되고 있었다.

곡이 끝나고 무슨 곡인가 귀를 귀울였더니 아나운서가 오펜바흐의 천국과 지옥 서곡이었습니다하는 게 아닌가아니 무랑루즈의 캉캉춤 배경음악으로 많이 듣던 이 곡이 오페라의 서곡이었던가. 클래식음악은 지겹기만 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만도 않구나.

 

 

 

오펜바흐

 

그렇다면 고등학교 음악선생님이 그렇게 지겹게 들려주던 베토벤 "영웅"교향곡을 한 번 들어보자. 그 때와 비교해서 지금은 어떻게 다르게 들리는지 한번 비교해 보자.

바로 인근의 레코드 가게로 달려가 영웅교향곡 음반을 샀다.

집에 와서 바늘을 얹었는데, 가슴을 망치로 치는 감동 또 감동. “! 굉장하다...이런 음악세계도 있었구나.”

듣고 또 듣고 하다, 그럼 영웅처럼 이름이 나 있는 5운명은 어떨까. "운명"은 또 다른 감동이었다. 선생님이 그때 우리를 바로 이런 음악적 세계로 이끌고 싶었던 거였구나. 다시 6"전원"을 듣고 다시 9"합창". 다시 다른 교향곡. 또 협주곡.

또 다른 작곡가, 교향곡, 협주곡, 현악4중주, 피아노3중주, 다시 독주 실내악 등등으로 관심의 폭이 자연스레 넓혀 나가게 되는데. 정말이지 고전음악의 아름다운 지평은 끝없이 넓고도 깊었다. 그렇게 들여놓은 고전음악이라는 늪에서 평생을 기분좋게 허우적대고 욕심 부리면서 나이 들어 가고 있다. "선생님 고맙습니다"라고 생각하면서.

 

해설

 

오펜바흐는 독일 태생의 프랑스 오페레타 작곡가(1919-1880)이다. 주요작품에 <천국과지옥>. <아름다운 엘렌>, <분대장>. <호프만 이야기>가 있다. 양군수님이 소개한 <천국과지옥>은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오르페르우스의 비극적 이야기를 희극화한 작품이다. 이 음악 서곡에 캉캉 곡이 등장한다. 이번참에 알게 되었다. 오펜바흐 이 양반이 불후의 연주곡 <쟈클린의 눈물>을 작곡했다는 것을이 음악은 김운경 극본 '옥이이모'라는 드라마 삽입곡으로 쓰여졌다.

 

 

쟈클린의 눈물(Les Larmes de Jacqueline) 연주하는 자클린 두프레. 어릴 때부터 "거장급의 천재 소녀", "우아한 영국 장미"라는 찬사를 받으며 세계적인 명성을 떨쳤습니다.
유태인 음악가 다니엘 바렌보임과 결혼을 하였으나 스물여섯 살 한창 나이에 "다발성 경화증"이라는 희귀병에 걸려 14년간의 투병 생활로 인해 자신의 생명과도 같은 첼로로부터도, 사랑했던 남편에게서도 버림받으며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했던 비련의 첼리스트입니다
김운경극본 <옥이이모>

 

오펜바흐의 쟈클린의 눈물(Les Larmes du Jacqueline)은 첼로 선율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곡이다. 그 아름다움은 비련의 슬픔에서 잉태된 아름다움!  너무 애절해 한번 들으면 영원히 잊을수 없는 곡이다.

오펜바흐는 오페레타를 많이 작곡한 작곡가인 동시에 첼리스트이기도 했다. 그래서 오펜바흐의 작품목록을 살펴보면 쟈클린의 눈물(Les Larmes de Jacqueline) 외에도 <하늘 아래 두 영혼(Deux Amesau Ciel)>, 저녁의 하모니(Harmonies du soir), 첼로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론도, 두대의 첼로를 위한 두 개의 모음곡을 비롯해서 오페라에서 주제를 빌려온 첼로 독주곡들도 상당수 있다.

 

 

 

tip

하늘아래 두 영혼 

 

 

 

캉캉 cancan 또는 cancan, 캉캉은 1830년경부터 파리의 댄스홀에서 유행한 사교춤으로, 프랑스 제2제정시대의 대표적인 오페라부파의 작곡가 자크 오펜바흐가 작곡하였다. 다른이름으로 샤위chahut라고도 부른다. 처음에는 다리를 높이 차올리는 것이 특징인 서민적인 춤이었다.

 


 

 

<호프만 이야기>
아름다운 밤 오 사랑의 밤 미소 짓듯이 취한 이 마음!
밤이여, 낮보다 달콤하게 오 사랑의 아름다운 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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