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석순 보각마을 여자 이장의 아름다운 노인 사랑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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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순 보각마을 여자 이장의 아름다운 노인 사랑 이야기
  • 지리산힐링신문
  • 승인 2022.01.17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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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사진 조광환 기자
우측인물 허영애 총무님 

이철우 전 함양군수가 쓴 에세이집 행운목 피고지고에 보각마을이 나온다. 이 전군수는 생후 2년에 부친을 잃게 된다. 부친은 당시 거창군 남상면에서 경찰관으로 복무했다. 나라는 한국동란으로 거덜이 났다. 부친은 파르티쟌의 습격을 받고 목숨을 잃게 된다. 졸지에 남편을 잃게된 모친은 어린 자식들을 데리고 안태고향 함양군 지곡면 보각마을로 들어가, 시아버지 수발을 들며 자식들을 키운다. 이철우 전군수는 회고한다.

어머니는 강했다. 청상과부로 오직 자식들 하나만은 잘키워보겠다일념하에 그 험한 세월을 버텼다. 나는 어머니로부터 늘 단정한 복장 올곧은 정신을 가져라는 훈계를 들으며 살았다. 안태고향 뒤에는 서기(瑞氣)어린 백암산이 있었다. 나는 매일 그 산을 바라보며 후제(나중) 나라의 동량이 되리라 다짐을 했었다

 

보각마을, 함양군 지곡면 백암산 아래에 위치해 있다.

백암산 꼭대기는 함양 아홉 고을은 물론 지리산 능선과 백두대간까지 한눈에 들어오는 곳이다. 백암산은 함양읍을 포함, 9개 면을 조망할 수 있는 명산으로 옛날부터 기우제를 지내던 곳이라고 했다. 산 아래 두산마을은 다른 작물은 안 되고 콩밖에 심을 게 없어 이름이 그리 붙었단다. 백암이라 명명하게 된데에는 산 중턱에 있는 흰바위가 있기 때문이란다.

백암산 기슭에 있는 보각마을 이름 속에 영성적 이미지가 흐른다. 웬지 불교적 향기가 돈다. 해서 보각, 인터넷검색을 했더니 대방광원각수다라요의경이 나온다.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바가바(婆伽婆)께서 신통대광명장(神通大光明藏)에 드시어 삼매(三昧)를 바르게 누리시니, 일체 여래께서 빛나고 장엄하게 머무시는 자리이고, 중생들의 청정한 깨달음의 자리였으며, 몸과 마음이 적멸하여 평등한 근본 자리였다. 시방에 원만하며 둘이 아닌 것[不二]을 수순하고 둘이 아닌 경지에서 모든 깨끗한 국토를 나타내시니, 대보살마하살(大菩薩摩訶薩) 10만 인과 함께 계셨다.

그 이름은 문수사리보살(文殊師利菩薩)보현(普賢)보살보안(普眼)보살금강장(金剛藏)보살변음(辯音)보살정제업장(淨諸業障)보살보각(寶覺)보살원각(圓覺)보살현선수(賢善首)보살 등이 우두머리가 되어

백암산에서 촬영한 고구마꽃

보각마을엔 총 32가구, 52명이 거주한다. 이장은 주석순, 새마을지도자는 이용옥, 강순자씨가 부녀회장이다. 주요농산물은 쌀, 사과, 밤이다. 원래 건조한 지대였으나 지금은 원산댐에서 끌어오는 물로 인해 수원이 좋은 고장이 되었다. 이 마을의 성씨로는 십칠세기에 전주이씨가 들어와 살게되었고, 그 뒤 합천이씨가 들어와 살고 있다.

주석순 이장을 만나 보각마을 스토리를 들었다. “주제넘게 이장 직을 맡게 되었습니다. 어찌하면 우리 마을을 특화, 살기좋은 곳으로 만들까 저 나름대로 계획을 세워봅니다.

마을 주민과 마을 곳곳을 쓸고 닦고, 쓰레기를 모아 버리고 참 즐겁습니다.“

주 이장은 주민들과 협의를 통해 매월 한 차례 대청소를 할 계획이다.

주 이장의 장기 계획은 보각마을을 다른 마을과 차별되는 특화마을로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창조도시와 관련 전문서적을 열심히 탐독한다.

주 이장에게 눈물겨운 비하인드스토리가 있다. 2020713, 보각마을에 엄청난 폭우가 내렸다. 이 날 새벽 함양군 지곡면 보각마을에서 주민 2명이 폭우로 인해 막힌 수로를 뚫다가 급류에 휩쓸려 숨졌다.

함양군과 경남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남성 주민 2(701, 601)은 오전 9시경 불어난 강물에 수로 점검 과정에서 막힌 곳을 발견하고 뚫는 작업을 하던 중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가 각각 오전 11시경과 1140분경 수색을 벌이던 구조인력들로부터 발견돼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그러나 이들은 허무하게 유명을 달리했다.

함양군 관계자는 집중호우 속에서도 나의 안전보다 마을주민 전체의 안전을 먼저 생각하고 행동한 고인들의 숭고한 뜻울 기리기 위해 정부에 의사자 승인을 요청했다, 이로써 더욱 이들을 기억하고 오래 오래 추모하고자 한다. 유가족분들의 고통과 아픔을 조금이나마 위로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92021년 제1차 의사상자심사위원회를 열고 전 보각마을 이장 이문구(사고 당시 66·)씨와 주민 박덕만(사고 당시 75·)씨를 의사자로 결정했다.

마을 위해 폭우때 목숨을 잃은 두 분 중 한명 박덕만씨가 주석순 이장 부군이었다.

남편을 잃게된 주 이장은 오랜간 상심에 젖어있다가 시름을 이겨내고 마침내 마을 지킴이로 우뚝 섰다.

주 이장은 현재 보각마을에서 1만평 사과밭을 경작한다. 한편 함양군 봉사단원으로 각종 자선활동에 기여하고 있다.

주 이장의 선행은 주변사람에 알려져 미담이 되고 있다. 주 이장은 노인공경에 누구보다 열심이다. 길에서 마을노인을 만나면 그의 차에 탑승시키고 손발이 저린 노모들에게 그의 손은 약손으로 변한다.

백암산 정상 해돋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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