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국회의원부친49제 막제, 소림사에서 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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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국회의원부친49제 막제, 소림사에서 거행
  • 지리산힐링신문
  • 승인 2021.11.19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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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조광환기자

 

모친
저승까지 거리는 병풍 두께 2.5cm
꽃 피고 새가 나는 병풍 한 쪽은
기쁜 날에 펴고요.
먹글씨만 쓰인 다른 한쪽은
슬픈 날에 펼쳐요.
삶도 죽음도 병풍 두께 2.5cm
젖 먹던 입부터/숨 거두는 콧구멍까지도
병풍 두께 2.5cm -이정록시인
평소 저승이 멀게만 느껴지는데, 그 거리가 병풍 두께 2.5cm라면 너무 가깝군요. 49제 막제나 기제사 때 펼친 병풍을 보면, 죽음이 아주 가까이 있음을 느낄 수 있어요. 병풍은 슬픈 날엔 반야심경 같은 먹글씨를, 생일이나 칠순 잔치 같은 기쁜 날엔 화려한 빛깔을 띤 꽃과 새를 펼치지요.
병풍이 삶과 죽음의 전면(全面)을 다 안고 있으니 삶과 죽음의 두께가 2.5cm라는 말에 공감이 가네요. 희한하게도 숨을 쉬는 입과 숨을 거두는 콧구멍까지의 거리도 마찬가지인데, 이를 망각하는 이가 많으니 욕심 부리는 사람이 더 많지요. <시인 손창기>
손주와 망중한을 즐기는 생전의 부친
모친과인터뷰중인 조광환기자

                                           


                                                 

 

 

 

할무이 김규성 어른캉 근, 60여년을 함께 살면서 가장 행복했던 때가 언제였닝교?” “우리 영감 소 팔로 저멀리 김천 봉화 갔다올 때 , 내가 영감 배고플까바 고봉밥을 챙길 때가 가장 행복 안 했나?”

 

대저 천지는 무형(無形)이요, 사해(四海) 또한 무방(無方)인데, 태초에 이 한 물건은 어디에서 왔는고? 알 수 없는 응어리를 안고, 항하사(恒河沙) 아승지겁(阿僧祗劫·년월일이나 어떤 시간의 단위로도 계산할 수 없는 긴 시간)을 지나 또 몇몇 성상이나 고통의 업해에서 헤매였던가! 이제 다행이 부처님의 바른 법능 만나 괴로운 삶에서 벗어나는 대자유의 길을 향하게 되었으니, 성불하는 그날까지 부처님의 발자취를 살으려 합니다

거창군 가조면 병산1길 소림사가 있다. 사찰 앞 비문에 따르면 정묵(汀默) 스님이 신도들의 정성을 힘입고 부처님의 은광으로 도량을 세웠다고 한다. 정묵스님은 금강가람배치법에 따라 늪은 곳은 걷어내고 낮은 곳은 살찌워서 법계도량 기틀을 갖췄는데, 사찰 뒤편에 웅장한 산세가 보는 이의 눈을 탄복케 한다.

 

반야용선도 아래 노인의 영정이

소림사 대웅전에 우리지역 김태호 국회의원 부친 영정이 모셔져 있다. 영정 뒤편에 반야용선도(불화)가 걸려져 있다. 반야용선도란 중생이 극락정토를 향해 반야의 지혜에 의지하여 용선을 타고 바다를 건너는 모습을 그린 그림을 말한다.

반야용선도의 개념은 반야선에서 비롯된다. 반야선은 중생이 생사의 윤회를 벗어나 정각(正覺)에 이를 수 있게 하는 반야(般若 : 일체의 사물과 도리를 밝게 통찰하는 더없이 완전한 지혜)를 차안(此岸)의 중생이 생사고해를 건너 피안(彼岸)의 정토에 이르기 위해 타고 가는 배에 비유한 것이다.

지난 102일 김태호 국회의원(국민의힘 산청·함양·거창·합천)의 부친 김규성(金圭星) 옹이 별세했다. 향년 88. 유족으로는 미망인 진양정씨 정연조 할머니, 장남 김진호 두산건설 대표, 차남 김태호 국회의원, 삼남 김창호 전 국회의장 공보수석, 장녀 김경옥씨 31녀를 두고 있다.

김 의원의 부친상 소식을 접한 윤석열 국민의힘 경선후보는 이날 빈소가 차려진 거창장례식장을 찾아 김 의원을 위로했다. 윤 후보의 조문에는 주호영 의원이 동행했다. 한편 이날 별세한 김 의원의 부친 김규성 옹은 김영삼 전대통령의 막료 김동영 전 장관과 막역한 사이다. 한편 노인은 거창정치사의 이면에서 맹활약했던 풍운아이기도 했다.

필자는 지난날 김규성 옹으로부터 무한한 사랑을 받아왔다. 지난 총선때 필자는 서울 모언론사의 부탁을 받고 김태호 후보의 이모저모를 취재했다. 이 과정에서 필자는 노인을 자주 만나김태호 후보의 유년시절 등을 취재했었다. “아침은 든디 묵었나? 이왕이면 골마(그놈의 자슥) 기사 좀 잘 쓰주라, 나라 큰일 할라몬 우리 태호가 우짜든동 이번 총선에서 이기야 된다, 안 그렇나?”

당시 필자는 노인에게 물었다.

아버지로서 바라보건데 아드님, 정치력이 어느 정도입니까

정치력 그렇게 어려운 말 하지 말고 쉽게 말하여 보고라, 오야봉(보스) 기질이 있나? 이 말이가?” “

오야, 그라니까, 장안의 어느 관상쟁이가 그랬다데? 김태호는 장닭상(長鷄)이다. 사람이 암탉 관상을 지니면 얌전하고 순종적인 인물이지만 수탉 관상은 활동적이고 투쟁심이 강하다. 더욱이 수탉이 어른이 돼 무리를 거느리는 장닭이 되면 전투적인 인물이 된다. 시비가 쉽게 가려지지 않으면 바로 전투 자세를 갖추고 싸우려고 한다. 말을 할 때도 눈에 힘이 잔뜩 들어간 상태로 공격한다. 정치를 할라몬 이 정도는 되야 안되겄냐? 하하하

아들에 대한 애정이 무한정으로 깊었다.

 

천사령 전 함양군수의 말에 따르면

 

천사령 전 함양군수의 말에 따르면 노인께서는 젊은 시절 장골이었다고 한다. “(천사령 군수의 말) 김규성 어른은 서부경남 소장시(장수)로 이름 날렸지요, 소를 팔아 자식새끼들 모두 대학교에 보내고, 정치력도 대단했지, 김태호 의원 거창군수 처음 출마할 때 선두에서 진두지휘 안 했소, 특히 노인은 말이야, 조상공경에 타의 모범, 혼정신성(昏定晨省·저녁에는 잠자리를 보아 드리고, 아침에는 문안(問安)을 드린다.는 뜻으로, 자식(子息)이 아침저녁으로 부모(父母)의 안부(安否)를 물어서 살핌.을 이르는 말)을 실천한 이 시대 마지막 효자상아이었다오

김규성 어른 타계하신지 어언, 보름 지나 필자는 거창군 가조면 부산마을 어른 우거를 찾았다. 팔품행(八品行) 보살 김태호 의원 어머니 혼자 집을 지키고 있다. “아이고 조광환이 아이가? 우짠 일이고?”

팔품행 보살은, 예전과 달리 수심이 가득했다. “우짤기고 인력으로는 해결 못하는 기 사람 죽고사는 일 아이가, 태호 아부지 위패, 고견사에 모실라캤는데 겨울이면 길이 얼어 못올라갈꺼 같아 지척에 있는 소림사에 모셨다, 장지는 선영에다

그동안 고생 많았심더, 조문 갔다가 제가 김태호 의원에게 어무이 혼자 사실라면 적막할 낀데, 여행도 같이 가고 그라소 했더니 49제 마치고 그럴 생각이다라고 말합디다.” “그래, 오늘 모할라꼬 우리집에 왔노?”

필자는 얼른 물었다. “할무이는 우짜다가 김규성 어른한테 시집옹기요?” “원래 우리 윗대 본가는 밀양에서 살았다더라, 임진왜란때 환란을 피할라꼬 가북면으로 와 살았지, 그곳에서 쭉 살다가 가조 어느 중신애비가 태호 아부지를 소개해, 그때 나는 신랑 얼굴도 못보고 그렇게 시집 안 왔나?” “할아부지가 소시적 소장사를 했지만 가세가 풍부 하질 못해 할무이가 텃밭에다 고추 심고 배추심고 그걸 가조장에 내다 팔았다 카데요?” “하모(그럼) 그렇게 안했으몬 아들딸 넷을 우찌 대학 보낼 수 있노?”

보살에게 농 삼아 이런 말을 했다. “할무이, 아들딸 가운데 김태호 의원이 가장 공부를 못했다 카데요?” “무신 소리 하노, 참말로, 그라고, 세상에 공부만 잘하는 놈보다 가족걱정 이웃걱정 잘 하는 사람이 최고지!”하며 눈을 살짝 흘긴다.

저번에 보니까 할부지, 거동을 잘 못하던데,” “그래. 7월달인가, 마실 나갔다가 택시 타고 집에 오데, 차에서 내리지말자 푹 쓰러지는거라, 고관절이 다 무너징기라. 고관절이, 그렇게 된후 시름시름 앓더니만, 세상 버리고 망기라.”

 

고봉밥에 대한 추억

 

이렇게 지난들을 회상하다가, 보살은 천수경을 꺼내 염불한다.

천수경(千手經)은 관세음보살을 찬탄하고 있다. 구성은 발원, 귀의, 찬탄, 참회와 대다라니(誦呪)로 되어있다. 그 핵심은 신묘장구대다리니(神妙章句大陀羅尼)에 있다.

천수경(千手經)에서 천수(千手)는 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을 뜻하는 천수천안(千手千眼)의 약칭이다. 천의 손과 천의 눈을 갖고 계신 분으로, 서방정토 극락세계에서 아미타불의 협시불이시며, 끝없는 대비심(大悲心)을 발하여 사바세계 중생들을 고통 속에서 구제하시는 대보살이다.

할무이 김규성 어른캉 근, 60여년을 함께 살면서 가장 행복했던 때가 언제였닝교?”

우리 영감 소 팔로 저멀리 김천 봉화 갔다올 때 , 내가 영감 배고플까바 고봉밥을 챙길때가 가장 행복 안 했나?”

고봉이란 밥을 그릇에 수북이 담는 것을 말한다. 고봉밥에는 아내의 남편사랑이 깊숙이 담겨져 있다. 피라밋처럼 정상을 향해 솟아있는 원추형의 고봉, 그 시각적 형태의 아름다움은 단순히 대칭적인 외형적 균제에만 있는 게 아니다. 그 형태는 여분의 것, 더 이상 쌓아올릴 수 없는 양의 한계를 나타낸다. 다시 말하자면, 무한의 마음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이 바로 고봉밥의 형태라 할 수 있다.

할무이보살이 황급히 벽시계를 바라본다. “아이고 내 정신좀보소, 점슴때 손님 온다. 빨리 밥 안 쳐야겠네우리나라에서 밥이 최고 아이가, 없는 반찬이지만, 밥 수북하게 담아 손님 헌테 주면 그기 최고 아이가 그쟈? 조광환이 니도 점슴 묵고 갈래?” “아닙니다, 할무이 우짜든동 오래오래 사십시오,(合掌하고) 또 찾아오겠심니더” “그래라, 자네 모친도 나처럼 나이 많이 잡수셨니 살아계실 적에 효도 많이 하거라, 그래 내, 멀리 안 나간다, 차 조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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