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토속주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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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토속주를 찾아서
  • 지리산힐링신문
  • 승인 2019.12.28 0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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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에 납품한 명주

 

지리산 국화주는 경남 함양 지역에서 내려오는 전통 가양주(家釀酒). 2004년 청와대 대통령 선물 술로 이름높다. 가양주란 의미 그대로 집에서 담근 술을 가리킨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가정에서 술을 빚어 마시는 풍습이 뿌리를 내려왔다.

지방에 따라, 가문에 따라 또 빚는 사람의 솜씨에 따라 갖가지 방법과 기술을 발휘한 가양주는 우리민족의 큰 문화이지 소중한 유산이다. 그런데 전통가양주의 대표적인 국화주는 일제 강점기 때 맥이 끊겼다가 근래에 다시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함양 지리산 국화주는 지리산 자락의 야생국화와 각종 한약재가 들어간 자연의 생생함이 느껴지는 술이다. 그래서 서 국화주는 예로부터 건강에 좋다고 널리 알려져 있다.

국화주는 식용국화인 감국(甘菊)의 꽃과 잎을 모두 사용한다. 깨끗하게 씻은 국화 100 g에 소주 1의 비율로 담고, 1개월 정도 밀봉하여 두면 국화의 약효와 향기가 모두 우러나는데, 이 때 체로 걸러내면 엷은 담황색 국화주가 된다. 국화에는 크리산테민, 용뇌양 방향정유(龍腦樣芳香精油), 시네린 등이 함유되어 있다. 예로부터 불로장수의 약용주로 애용되었으며, 식욕증진 ·건위(健胃 위를 튼튼하게 함), 정장(整腸 장을 깨끗하게 함), 건강회복, 녹내장 등에도 효과가 있다.

맛은 약간 쓴 편이므로 다른 과일주나 약용주를 섞어 마시거나, 탄산음료 ·콜라 등에 타서 마셔도 좋다. 원래 국화주는 감국꽃과 생지황, 구기자나무의 뿌리와 껍질을 넣고 찹쌀로 빚어 음력 99일 중양절(重陽節)에 마시면 장수 무병하다는 민간신앙이 있으며, 약학서(藥學書)본초강목(本草綱目)’에는 두통을 없애고 이목(耳目)을 밝게 하며, 위비(謄痺)를 제거하여 백병(百病)을 없앤다고 기록되어 있다.

 

자연은 서두르는 법이 없다. 오직 사람들만 허겁지겁 움직인다. 국화주는 이런 자연의 섭리로 만들어진다. 국화주의 색은 맑고 진한 노란색이다. 은은한 누룩향 속에 뭔가 푸른 느낌의 싱싱한 향이 들어있다. 입에 들어가면서부터 느껴지는 한약재의 맛이 진하지도 않으면서 국화의 풀 느낌과 잘 어울려 있다. 마지막에는 아주 깔끔한 단맛으로 마무리 된다. 찹쌀로 빚은 술임에도 국화의 푸른 느낌에 약주치고는 낫지 않은 도수인 16도 정도인데 그리 독한 느낌이 들지 않는다.

 

 

 

 

 

붉은색을 띠며 맛이 달고

 

야생 들국화와 한약재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경남 함양의 지리산 국화주. 이 술은 전통 명주답게 술잔을 들자마자 국화향기와 함께 달짝지근한 맛이 혀끝을 감아온다. 지리산을 끼고 있는 함양은 예로부터 산 좋고 물 맑은 청정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가을이면 지리산 자락에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야생국화는 이곳의 또 다른 자랑거리다. 천혜의 자연환경 속에 자란 이 국화가 전통주 원료로도 한몫을 하고 있다.

지리산 국화주 제조가 김광수 씨는 지리산 국화주는 늦가을 서리를 듬뿍 맞은 야생 들국화만을 고집합니다. 들국화는 다년초로서 그 종류는 많지만 그 중 식용과 약용으로 쓰는 감국(甘菊)을 으뜸으로 치지요. 감국은 줄기가 붉은색을 띠며 맛이 달고 향기가 높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한다.

 

조선 후기의 연중행사와 풍속들을 정리하고 설명한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를 보면 서울 풍속에 남산과 북악산에 올라가 국화주(菊花酒)’를 마시고 국화전(菊花煎)’을 먹으며 즐기는 풍습이 있다며 이어 높은데 올라 국화주를 마시면 화를 면할 수 있다그리고 이 때가 되면 제비가 강남으로 돌아가고, 뱀이 돌에 입을 닦고 땅 속에 들어가 동면하고, 갈가마귀와 기러기가 온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런 기록을 유추해보면 국화주는 당시 지리산 뿐 만 아니라 조선의 각 지역에서도 많이 만든 가양주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국화주는 조선시대 태종 이방원이 신하들에게 즐겨 하사한 술로 알려져 있다.

 

아무튼 이런 역사적 배경을 지니고 있는 국화주는 유독 지리산 국화주를 으뜸으로 치는 이유는 지리산을 끼고 있는 함양에서 제조되기 때문이다. 함양은 예로부터 산 좋고 물 맑은 청정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이곳에서 만들어지는 국화주는 지리산 자락의 맑고 깨끗한 물, 서리 맞은 야생국화, 구기자, 생지황, 찹쌀, 누룩 등이 주원료로 4단계의 양조공정을 거쳐 제조된다. 그러나 더 중요한 공정은 바로 자연과 함께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국화주 명장의 말에 따르면 술 공정과정은 아래와 같다.

찹쌀을 깨끗이 씻어 시루에 찐 다음 식힙니다. 누룩을 섞어 1차발효를 시켜 밑술을 만들고 3~5일쯤 지나 다시 찹쌀과 누룩을 섞지요. 그리곤 국화와 구기자, 생지황 등 한약재를 달인 물을 넣어 2차 발효시킵니다

 

(7~8일 뒤에 술을 여과해 세차례에 걸쳐 살균처리한다. 순수 우리농산물을 원료로 쓰고 방부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술을 빚는 데 걸리는 기간은 날씨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으나 10~15일 정도.“

서각예술가 김원식 씨가 한마디 거든다. “장인의 손을 거쳐 나온 국화주인지라 대단히 좋군요. 담황색을 띠고 그윽한 향이 코 끝에 스며듭니다.”

(알코올농도는 16%로 부드러우면서 달짝지근한 맛을 내 여성들이 즐겨 찾는다.)

 

마무리

 

 

 

아침부터 분주했던 바쁜 일과가 끝나갈 무렵, 목덜미 댕기고 입안은 텁텁하다. 모든 일이란 게 그렇다. 정신없이 바쁘게 뛰어다니긴 하나, 크게 다를 바 없는 일들의 반복인 경우가 많다. 창의적이고 생산적이고 흥미진진한 일들이라면 피로 축적도 없을 터이고, 몸도 마음도 경쾌할 터인데, 그렇지 않다. 비슷비슷하나 똑 같지는 않은 일들이 어제도 오늘도 반복되면서, 하루 일이 끝나갈 무렵, 기분 추슬러야 할 이유는 분명 있는 것이다. 이럴 때 지리산 청정지역에서 자연과 함께 빚어진 국화주로 몸과 마음을 산뜻하게 만들면 어떨까? 중국의 대시인이자 문장가였던 소동파(蘇東坡)술은 천록(天祿)이다.”고 말했는데 즉 술은 하늘이 내려준 복록(福祿)으로서, 술이 될 때에 그 맛의 아름답고 사나움으로 주인의 길흉(吉凶)을 안다라는 의미라고 한다. 딱 맞는 말인 것 같다.

 

 

 

사진|김원식(서각예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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